온두라스 대통령, 美정부 사임권유 거부 (01.07)
관리자 | 2010-01-07 | 조회수 : 1226
온두라스 대통령, 美정부 사임권유 거부
2010/01/07 08:53
온두라스에서 작년 6월 하순 쿠데타가 발생한 후 출범한 신정부의 로베르토 미첼레티 대통령이 6일 미국 정부의 사임 권유를 정면으로 거부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미첼레티 대통령은 "미국 정부는 내가 15일 사임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밝히고 "미국 정부는 우리 국민의 자주적인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며 사임 제안을 단호하게 거부했다.
미첼레티 대통령은 또 마누엘 셀라야 전 대통령과 정치적 동맹관계에 있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자신에 대해 보복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그가 암살단을 보내 자신을 살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언급은 27일 차기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크레이그 켈리 미 국무부 중남미 담당 차관보가 온두라스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4번째로 현지를 방문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틀 일정으로 5일 온두라스에 도착한 켈리 차관보는 브라질 대사관에 머물며 권좌 복귀 투쟁을 계속하고 있는 셀라야 전 대통령을 만나 정치적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셀라야 전 대통령은 켈리 차관보를 만난 후 현지 글로보 라디오와 가진 회견에서 "미국 정부가 온두라스 사태의 해결책을 모색하고, 미첼레티를 가능한 한 빨리 몰아내는 데 관심을 보인 것에 대해 감사한다"고 밝혔다.
셀라야 전 대통령은 또 "켈리 차관보는 미국 정부가 미첼레티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점을 나에게 분명히 했으며 (선거를 통해 확정된) 새 정부가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고 확인하고 "미국 정부는 내가 대통령이라는 점을 인정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첼레티 대통령 정부가 쿠데타로 쫓겨난 셀라야 전 대통령이 브라질 대사관에서 한 발자국이라도 벗어나면 구속하겠다는 강경입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포르피리오 로보 대통령 당선자는 중남미 좌파 세력에 화해 제스처를 보냈다.
로보 대통령 당선자는 자신의 취임식에 셀라야 전 대통령과 정치적 동맹관계에 있는 차베스 대통령,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 등 좌파 지도자들을 포함한 라틴 아메리카의 정상들을 초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 r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