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테러지원국 규정에 강력 반발 (01.09)
관리자 | 2010-01-11 | 조회수 : 1316
쿠바, 테러지원국 규정에 강력 반발
2010/01/09 01:55
쿠바 정부는 미국이 테러지원국 리스트에 쿠바를 포함시킨 것에 강력히 반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8일 보도했다.
쿠바 정부는 성명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테러단체로 규정받은 스페인 바스크 분리주의자들과 콜롬비아 무장단체들을 지원하고 미 사법당국의 처벌을 피해 잠입한 도망자들을 쿠바 정부가 보호하고 있다며 미 당국이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한 것을 수용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쿠바는 바스크족 독립을 요구하며 무장투쟁해 온 "바스크 조국과 자유"(ETA) 요원들이 쿠바에 몇년 동안 체류한 적이 있으나 그것은 스페인 정부와 협의를 거친 것으로 그들은 쿠바에 머무는 동안 테러 행위를 자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콜롬비아 좌익게릴라 단체들을 비호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콜롬비아 정부와 좌익단체들이 평화협상을 하도록 주선했으며 구체적인 성과는 없었으나 우여곡절 끝에 협상이 쿠바에서 개최된 사실을 상기시켰다.
쿠바 정부는 테러지원국 리스트에서 쿠바를 당장 삭제해 줄 것을 요구하면서 "쿠바가 테러에 모범적으로 대처하고 있는데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한 것은 부당하고, 자의적이며 정치적 저의가 있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성명은 이어 쿠바에서 1959년 혁명을 통해 피델 카스트로 정권이 들어선 후 미국 정부는 혁명정부에 반대하는 "수백 명의 범죄자, 살인자 그리고 테러리스트들을 보호해 왔다"고 지적했다.
지난 1982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정부가 쿠바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한 이래 이 문제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여온 쿠바 정부가 이번에 또 강력하게 반발한 것은 대 쿠바 정책에 변화에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버락 오바마 정부가 별다른 개선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한 좌절과 분노로 해석된다.
쿠바 정부는 앞서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하는 자국민에 대한 보안검색이 크게 강화된 것에 불만을 표시하고 이를 미국 국무부와 아바나 주재 미국 이익대표부에 정식으로 전달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 r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