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대선 결선투표 판도 변화 조짐>
2010.01.12 22:32
오는 17일 칠레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를 앞두고 중도좌파 세력 내부에서 결속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고 EFE 통신이 12일 보도했다.
결선투표에는 우파 야당 모임인 "변화를 위한 연합(알리안사.Alianza)" 소속 세바스티안 피녜라(60) 후보와 집권 중도좌파연합 콘세르타시온(Concertacion)의 에두아르도 프레이(67) 후보가 올라있다.
지난 9일 칠레 일간 엘 메르쿠리오가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피녜라 후보의 지지율이 46.1%를 기록해 41%인 프레이 후보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달 13일 대선 1차 투표에서 20% 이상의 득표율로 3위를 기록한 무소속 마르코 엔리케스-오미나미(36) 후보가 프레이 후보 지지를 시사하면서 콘세르타시온의 정권 재창출에 유리한 국면이 조성되고 있다.
엔리케스-오미나미 후보는 본래 콘세르타시온 소속이었으나 독자 출마를 강행했으며, 1차 투표 패배 이후 "피녜라와 프레이 모두 칠레의 미래가 아니다"라며 결선투표에서 어느 후보도 돕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기독교민주당(PDC), 사회당(PS), 민주당(PPD), 급진사회민주당(PRSD) 등 4개 정당으로 이루어진 콘세르타시온은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정권이 무너지고 민주주의가 회복된 1990년 이래 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네 차례 연속 집권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미첼 바첼레트 현 대통령의 높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프레이 후보가 줄곧 피녜라 후보에 뒤지면서 20년 만에 정권을 내줄 위기에 몰려있다. 1차 투표에서도 피녜라 후보가 44%의 득표율을 기록한 반면 프레이 후보는 29%에 그쳤다.
피녜라 후보는 중남미 최대 항공사인 란(LAN), 프로축구팀 콜로콜로(Colo-Colo), 공중파 TV 채널 칠레비시온(Chilevision) 등의 지분을 보유한 기업인으로, 민간투자 확충을 통한 일자리 100만개 창출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프레이 후보는 지난 1994~2000년 한 차례 대통령을 역임한 현역 상원의원으로, 중산층 육성을 위한 지원 확대 등 바첼레트 대통령의 사회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