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테가, 취임"혁명투사의 화려한 귀환" (1.11)
관리자 | 2007-01-12 | 조회수 : 1218
오르테가, 취임"혁명투사의 화려한 귀환"
[뉴시스 2007-01-11 02:16]
【마나과(니카라과)=로이터/뉴시스】
'왕년의 혁명투사가 권좌에 돌아왔다.'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 당선자가 10일(현지시간) 수도 마나과의 오마르 토리호스 광장에서 열린 취임식을 통해 6년 임기의 대통령직에 공식 취임했다.
미국의 콘트라반군 지원으로 권좌에서 물러났던 이후 약 17년만의 복귀다. 오마르 토리호스 광장이 산디니스타 혁명의 성공으로 처음 집권했던 1980년대 자신의 명령으로 지어진 곳이자 미국의 지원을 등에 업고 자신을 몰아낸 비올레타 차모로 전 대통령이 1990년 취임했던 곳이라는 점에서 오르테가 대통령의 감회는 한층 남달랐다.
취임식에 앞서 오르테가 대통령은 혁명 투사로 대변되는 과거의 강성 이미지를 떨쳐내고자 유연한 정책 운영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온건 경제정책과 사회주의의 병행을 약속했다. 그는 또 미국과의 화해도 공언했다. 지난 1일 전화통화를 통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니카라과 방문을 희망했을 정도.
하지만 그의 이같은 공언이 현실이 될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오르테가 대통령은 이미 미국 등 자본주의 국가와의 공존에 대한 선을 확실히 그어놓고 있다. 일례로 그는 아놀도 알레만 전 대통령이 건설한 대통령궁 대신 의회 건물 인근의 컨벤션센터로 사용되던 건물을 집무실로 사용할 계획이다. 대통령궁은 미화 100만달러 규모 대만의 원조로 건립됐다.
이날 취임식는 남미 내 좌파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강성 반미노선의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오르테가 대통령과 함께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남긴 격문 "사회주의가 아니면 죽음을"을 함께 외쳤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도 취임식장을 찾았으며 쿠바에서는 병석의 카스트로 의장 대신 혁명 원로 호세 라몬 마차도 벤추라가 취임식에 참석했다.
특히 차베스 대통령은 이날 세계 최빈 32개국 중 하나인 니카라과에 대한 전방위적인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오르테가 대통령이 이끄는 산디니스타당은 과반 의석을 확보하진 못했지만 과거 연정 파트너였던 중도우파 정당 헌정주의자유당(PLC)과의 좌우연정 구성을 무리없이 이뤄낼 것으로 전망된다.
PLC를 이끌던 알레만 전 대통령은 지난 2003년 돈세탁과 횡령 혐의 유죄를 선고받고 정계를 떠난 상태다.
엄성원기자 swu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