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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자존심' 문화재도 폐허로 (01.25)
관리자 | 2010-01-25 |    조회수 : 1180
아이티 '자존심' 문화재도 폐허로

2010.01.25 01:35

지진 발생 전에도 아이티는 이미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고 정부 관리들의 부패로 인해 국민의 생활은 피폐해져 있었다. 그런 어려운 생활 여건 속에서 아이티 국민이 질곡의 세월을 견디며 단합할 수 있게 해준 힘은 식민통치를 벗어나 독립한 자존심과 고유의 문화적 유산이었다.

하지만, 아이티를 강타한 이번 지진은 대통령궁과 노트르담 성당, 대법원 건물 등 아이티 국민 자존심의 상징인 많은 문화유산마저 폐허로 만들어 버렸다.

뉴욕 타임스(NYT)는 24일 아이티가 자랑스러워하던 많은 역사의 상징물들이 폐허로 변해버렸다면서 이는 아이티의 미래에 또다른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성당 벽화 등 문화재 복구작업에 애를 쓰고 있는 미술 판매상 악셀 리오토는 "물론 사람들을 우선 돌봐야 하겠지만, 우리의 이런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라가 존재하는 이유는 우리의 강한 문화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과거 정치적 격변으로 많은 문화재가 파괴되고 약탈당했었지만, 그래도 아이티는 노예제도의 속박에서 벗어나 최초의 흑인 공화국으로 독립했다는 역사적 자존심을 간직해왔다.

아이티의 많은 문화재는 이런 역사의 현장을 기념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는 내용을 담고 있다.

포르토프랭스 시내를 둘러본 아이티 유네스코 지부의 티럭 부와니 대표는 "둘러볼수록 '세상에….'라는 말밖에 할 수 없다"면서 "모든 문화사적의 피해를 점검하진 않았지만 좋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처참하게 내려앉은 대통령궁은 1세기가 조금 안 되는 역사를 가진 아이티의 상징적 존재다. 프랑스 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은 프랑스 식민통치에 대한 저항으로 독립한 국가만큼이나 가치가 있는 존재로 여겨져 왔다.

'성(聖) 삼위일체 성당'은 아이티인이 나오는 성경의 각 장면을 그린 벽화가 있었지만, 이제 지진의 여파로 마치 퍼즐의 조각처럼 부서져 버렸다. 카리브 해 연안 국가에서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던 성당의 오르간도 부서졌다.

조각가인 패트릭 빌레르는 "죽은 자들을 죽은 자들이다. 우리도 알고 있다. 하지만, 과거를 기억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삶을 계속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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