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 로보 대통령 취임
2010.01.28 04:22
셀라야 前대통령 출국.."정국 혼란 일단 종식"
중미 온두라스에서 27일 포르피리오 로보 대통령이 정식으로 취임했다.
로보 대통령은 이날 삼엄한 경계가 펼쳐진 가운데 수도 테쿠시갈파의 국립경기장에서 거행된 취임식에서 "공화국에 충성하고 법령들의 시행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취임식에는 미 국무부 중남미 담당 아르투로 발렌수엘라 차관보가 참석해 새정부에 대한 지지를 분명히 했으며 레오넬 페르난데스 도미니카 공화국 대통령, 리카르도 마르티넬리 파나마 대통령,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 프란시스코 산토스 콜롬비아 부통령 등 친미 국가의 지도자들이 주로 참석했다.
로보 대통령의 취임식에 앞서 의회는 이날 아침 6시 부터 쿠데타와 관련된 군 수뇌부인사 등에 대한 사면안을 최종 처리했다.
작년 11월29일 선거를 통해 선출된 로보 대통령의 취임을 계기로 작년 6월28일 마누엘 셀라야 전 대통령을 쫓아낸 쿠데타 이후 혼미를 거듭해온 온두라스 정국은 빠르게 정상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62세의 로보 대통령은 보수성향의 농업 사업가 출신으로 자신이 취임하면 셀라야 전 대통령과 쿠데타에 관련된 모든 인사들을 사면하겠다고 밝혀왔다.
로보 대통령은 취임식을 마치고 곧바로 셀라야 측과 합의대로 브라질 대사관 구내에서 머물러 온 셀라야 전 대통령과 함께 공항으로 가 그가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출국하는 것을 배웅할 예정이다.
로보 대통령은 4년 전 대선에서 셀라야와 맞붙어 근소한 표차로 패배한 인연을 갖고 있다.
셀라야 전 대통령은 라디오 글로보와 회견에서 자신이 조용하게 출국하고 싶다며 지지자들이 브라질 대사관 주위 혹은 공항에 나타나면 자신의 출국문제가 복잡해 질 수도 있다고 자제를 호소하기도 했다.
셀라야 정권이 쿠데타로 붕괴되면서 출범한 로베르토 미첼레티 대통령 정부는 물론 미첼레티 정권 아래에서 실시된 대통령 선거의 합법성에 문제를 제기해 온 브라질,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 국가들도 온두라스의 정치현실을 수용하면서 로보 정권의 정통성을 인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정부와 남미에서 친미정권으로 꼽히는 콜롬비아 등이 로보 정권을 인정한 데 이어 엘살바도르와 유럽연합(EU)이 현실 정치를 인정해 로보 정권의 합법성을 인정했다.
로보 대통령 정부는 먼저 정치적 혼란의 와중에서 국제사회의 무역제재와 차관 도입 중단으로 거의 바닥난 국고의 외화를 확보하고 중남미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 r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