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리카서 첫 여성대통령 탄생(종합)
2010.02.08 15:31
코르타리카 대선서 당선 확정된 라우라 친치야 후보(AFP=연합뉴스)
집권당 후보 친치야 "승리" 선언
중미 코스타리카에서 7일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집권 국민해방당(PLN)의 라우라 친치야 후보가 압도적 표차로 경쟁후보들을 따돌리고 사실상 당선을 확정지었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친치야 후보가 60% 이상 개표된 상황에서 49% 득표율로 경쟁 후보들을 2배 이상 앞서면서 결선투표가 필요없게 되자 지지자들에게 승리를 선언했다고 전했다.
2위인 시민행동당(PAC)의 오톤 솔리스 후보는 22%를 얻는데 그쳤다.
대권에 세 번째 도전한 그는 선관위가 1차 득표 결과를 발표한 직후에 "존경하는 마음으로 현실을 수용한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자유운동당(ML)의 오토 게바라 후보도 21.31%밖에 얻지 못했다. 게바라 후보는 "우리 대통령 라우라 친치야에게 축하를 보낸다"고 말했다.
친치야 당선자는 수도 산호세의 한 호텔에서 행한 승리선언 연설에서 "코스타리카에 감사한다. 분명 행복한 순간이지만 겸허한 자세로 받아들인다. 신뢰를 배반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집권 PLN은 친치야의 승리로 60년간 이어온 정권을 유지할 수 있게 됐으며 의원선거에서도 무난하게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국내외에서 신망이 높은 오스카르 아리아스 대통령의 전폭적 지지를 받아 온 친치야 후보는 코스타리카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자 라틴아메리카의 다섯번째 여성대통령으로서 민주주의 전통이 깊은 코스타리카 정치사에 새로운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됐다.
중도성향의 친치야 후보는 정치가 집안에 태어나 아리아스 정부에서 부통령과 법무장관 등을 역임했으며 대통령에 당선되면 아리아스 정권의 온건한 시장친화 기조를 계승하겠다고 밝혀왔다.
친치야 후보는 올해 50세로 10대 아들을 두고 있다. 미국 조지타운 대학을 졸업한 그는 낙태와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등 사회 문제에 대해서는 보수적 성향을 갖고 있다.
친치야가 여성인데다 아리아스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은 정치계의 변화를 원하면서도 현 체제로부터 급격한 변화를 원치않는 유권자들의 욕구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것이라고 관측통들은 분석하고 있다.
코스타리카 전국 6천617개 투표소에서 진행된 이날 투표는 1만2천여명의 무장경찰이 배치된 가운데 별다른 사고없이 무사히 끝났다.
대통령 외에 부통령 2명, 의원 57명, 지방의원 의원 495명도 함께 선출하는 이번 선거에는 282만여 유권자가 등록을 했으며 기권율은 33.43%로 잠정 집계됐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 r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