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서 아이티 지원 중남미 정상회의
2010.02.10 04:24
지진으로 괴멸적인 피해를 입은 아이티 지원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중남미국가 정상회의가 9일 에콰도르의 수도 키토에서 개막됐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중남미 12개 국가가 참여하고 있는 남미국가연합(Unasur)의 의장직을 맡고 있는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의 제안으로 Unasur 특별회의 형식으로 개최된 이번 정상회의에는 르네 프레발 아이티 대통령도 참석했다.
코레아 대통령은 개막연설에서 회원국들이 아이티 수출품에 대해 관세를 철폐할 것을 제안하는 한편 알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이 제안한 아이티 재건을 위한 1억 달러 기금 조성을 집중적으로 논의하자고 말했다.
코레아 대통령은 아이티가 외부 세력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재건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지진 발생 이후 대규모 지원을 하고 있는 미국 정부를 다분히 견제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가르시아 대통령은 아이티 학교건물 재건에 1천만 달러를 내놓는 한편 식수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정상회의에는 파라과이의 페르난도 루고 대통령, 알바로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도 참석했으나 아르헨티나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과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은 국내 사정을 이유로 직접 참석하지 않았다.
여기에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언한 상황에서 국내 문제 해결에 전념하겠다며 마지막 순간에 회의참석을 취소했다.
관측통들은 이번 회의에서 아이티 지원 방안 논의와 함께 그동안 지역현안을 둘러싼 회원국들 사이의 긴장 관계가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의 에콰도르 방문은 콜롬비아 군이 좌익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 게릴라를 토벌하기 위해 에콰도르와의 국경을 넘어 간 것을 계기로 외교관계를 단절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후 처음이어서 양국 관계 개선의 청신호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 r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