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새 국제기구 리더는 룰라가 제격?
2010.02.24 02:33
올해 말 퇴임..2011년 기구 출범 일정과도 부합
미국과 캐나다를 제외한 중남미-카리브 국가들만으로 이루어진 새로운 국제기구가 창설될 경우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리더를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현지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가 2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22~23일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중남미-카리브 정상회의(CALC) 및 리우그룹 정상회의에 참석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룰라 대통령을 새 기구의 리더로 제의했다고 전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전날 "새 기구가 어떻게 구성되고, 누가 후보로 나설지는 모르지만 룰라 대통령보다 더 나은 후보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룰라 대통령이 중남미-카리브 지역 국가들이 모두 참여하는 새 기구를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차베스 대통령의 제의가 룰라 대통령이나 브라질 정부 측에 공식적으로 전달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브라질 외무부의 안토니오 시몽이스 중남미국장은 "룰라 대통령에게도 놀랄만한 일이 될 것"이라면서 "차베스 대통령의 제의를 흥미롭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이 올해 말 임기를 마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 기구를 이끌 인물로 떠오를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는 상태다.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 내에서 80% 넘는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을 뿐 아니라 중남미 지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유력한 지도자의 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브라질이 외교.경제적 측면에서 중남미 지역의 리더 국가인 데다 이념적 차이를 뛰어넘어 중남미 모든 정권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한편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 폐막에 맞춰 중남미-카리브 국가들이 미국과 캐나다를 제외한 새로운 지역 블록을 창설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새 기구 창설은 실무작업을 거쳐 내년 베네수엘라에서 열리는 차기 정상회의에서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중남미가 지난 50년간 미국의 주도로 운영돼 온 미주기구(OAS)의 틀을 깨고 새로운 기구 창설에 성공할 것인지, 또 룰라 대통령이 명실상부한 중남미 지역의 지도자로 자리매김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