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포클랜드 영유권 문제 유엔서 다루자"
2010.02.24 08:08
아르헨 정부 국제사회 공론화 시도 측면지원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포클랜드 섬(아르헨티나명 말비나스 섬)의 영유권을 둘러싼 영국과 아르헨티나 간의 분쟁을 유엔에서 다룰 것을 제의했다.
23일 브라질 언론과 외신들의 보도에 따르면 중남미-카리브 정상회의 및 리우그룹 정상회의 참석차 멕시코를 방문 중인 룰라 대통령은 "포클랜드 섬 해역에서 벌이려는 석유시추 작업을 계기로 확산하고 있는 영국-아르헨티나 간의 영유권 문제를 유엔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룰라 대통령의 발언은 포클랜드 문제를 국제사회에서 공론화해 영유권 회복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내려는 아르헨티나 정부의 노력을 측면지원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영국 회사인 '디자이어 페트롤리엄'이 포클랜드 섬 해역에서 석유시추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히자 포클랜드 섬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며 영국과 논란을 벌이고 있다.
22~23일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리우그룹 정상회의에 참석한 중남미 지역 정상들은 일제히 아르헨티나가 포클랜드 섬의 영유권을 회복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룰라 대통령은 "아르헨티나가 포클랜드 섬에 대한 주권을 상실하고 1만4천㎞ 이상 떨어진 국가(영국)가 영유권을 행사하는 현실은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주례 TV 연설을 통해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포클랜드 섬을 아르헨티나에 돌려줄 것을 촉구한 데 이어 아르헨티나 정부의 영유권 회복 노력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지' 의사를 밝혔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중남미 정상들의 지지에 사의를 표시하면서 "영국 측의 조직적인 국제법 위반 행위가 지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호르헤 타이아나 아르헨티나 외무장관은 24일 미국 뉴욕을 방문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면담하고 포클랜드 섬의 영유권 문제와 관련한 아르헨티나 정부의 입장을 설명할 계획이다.
영국과 아르헨티나는 지난 1982년 72일간에 걸쳐 '포클랜드 전쟁'을 벌였으며, 승리한 영국은 포클랜드 섬 영유권을 획득했다. 당시 전쟁에서 영국군 255명과 아르헨티나군 649명이 사망했다.
포클랜드 섬 인근 해역에는 최대 600억 배럴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공식적으로 확인된 내용은 없는 상태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