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차베스 뺨치는 反美 예고
[문화일보 2007-01-16 16:05]
(::대통령 취임 코레아 “남미 새 사회주의 온다” 일성::) 남미의 급진 반미주의자 라파엘 코레아(43) 에콰도르 대통령 당 선자가 15일 대통령으로 정식 취임했다. 제2의 우고 차베스 베네 수엘라 대통령을 꿈꾸는 코레아 대통령의 취임으로 남미는 더 격 심한 반미의 격랑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된다. AFP, AP 등 외신보 도에 따르면, 코레아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에서 현 의회 해산 및 제헌의회 구성,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반대,대외채무 동결 가능성 등 급진적 개혁 공약들을 재천명, 대내외에 긴장감을 높였다.
◆ 반미 집회 된 취임식 = 코레아 대통령의 취임식에는 남미의 좌파 대통령들이 대거 참석했다.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비 롯 브라질, 칠레, 볼리비아, 페루,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니카 라과 대통령이 줄줄이 얼굴을 내밀었다. 특별 초청된 이란의 마 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까지 포함해 11명의 현직 대통령이 참 석했다.
코레아 대통령의 정책은 차베스 및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 령과 맥을 같이한다. 이들 3명은 남미 좌파 중에서도 급진적 성 향을 띠는 반미 민족주의 계열이란 점에서, 룰라 브라질 대통령 및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 등의 좌파 실용주의와 다소 색깔 을 달리하고 있다. 코레아 대통령은 정식 취임전에 원주민 전통 의식으로 지도자 추대절차를 밟았고, 의회를 해산한 뒤 제헌의회를 구성하겠다는 공약 등이 모랄레스를 빼닮았다. 채무 동결 협박 이나 에너지 기업의 국가지분확대 등도 마찬가지다. 그는 취임연 설에서 “신자유주의는 붕괴되고, 21세기 사회주의 남미가 새로 몰려온다”고 주장했다. 에콰도르는 1인당 국민소득이 4300달러 에 불과한 남미의 최빈국이지만, 차베스식 반미주의를 확산시키는 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을 고민에 빠뜨리고 있다.
◆ 벌써부터 튀는 행보 = 에콰도르는 지난 10년간 7명의 대통령 이 임기를 마치지 못한 채 쫓겨날 만큼 정국 불안이 극에 달해있 다. 코레아 대통령 역시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시한부 임기’ 를 시작한 셈이다. BBC방송 인터넷판은 14일자에서 코레아의 현 상황을 “대통령을 마구 쫓아내는 유권자들을 기쁘게 해야 하는 운명”이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코레아 대통령의 행보는 짙은 포퓰리즘 성격을 띠고 있다. 그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을 ‘얼 간이’라고 불렀고, 의회 해산 등 강력한 정치개혁을 추진 중이 다.
그는 지난주 취임 직전 기자회견에서 “존경심을 보이지 않는다 ”며 기자를 회견장에서 내쫓았는가 하면, 의회가 뽑도록 돼있는 검찰총장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인정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적도 있다. 이로 인해 가난한 사람들에겐 희망으로 떠오른 반면, 권 위주의 독재정권의 우려도 높다고 AP가 14일 전했다.
◆ 미 마약전쟁도 차질 우려 = 코레아 정권의 출범은 부시 행정 부의 마약과의 전쟁에서부터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AT)가 14일 보도했다. 미국은 현재 세계 최대 마약생산 국인 콜롬비아와 마약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인데, 국경을 맞대고 있는 에콰도르의 만타 미군기지에 작전본부를 두고 있다. 코레 아 대통령은 선거때 만타 기지를 더이상 미국에 제공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LAT에 따르면 콜롬비아 마약의 13%가 에콰도르를 통 해 유통되고 있으며,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에콰도르 내 마약 유통이 급격히 늘고 있다.
천영식기자 kka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