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산적한 과제속 집권 2기 공식활동 시작
[연합뉴스 2007-01-16 08:18]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열흘간의 휴가를 마치고 복귀한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시작으로 공식적인 활동을 재개했다.
집권 2기를 맞은 룰라 대통령은 이번 주 중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정상회담을 주재하고 경제성장률 제고에 초점을 맞춰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성장촉진계획'(PAC)을 최종 마무리할 예정이다.
또 하원의장 선출 문제를 놓고 벌어지고 있는 여권 내부의 갈등을 봉합하고 2기 내각 구성을 가다듬어야 하는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
우선 오는 22일 발표 예정인 PAC는 룰라 대통령이 최근 계속되고 있는 브라질 경제의 저성장세를 뚫고 연간 4~5%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 마련하고 있는 2기 정부 최대 현안이다.
룰라 대통령은 당초 대선 일정이 끝난 뒤 지난해 말 PAC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경제성장을 자극하기 위한 뚜렷한 동력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라 발표 시기를 한달 연기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GDP 성장률 제고를 위해서는 과감한 인프라 투자와 지속적인 금리 인하 계획이 제시돼야 한다는 재계의 주장을 대폭 수용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에 앞서 18일에는 순번의장국 자격으로 메르코수르 정상회담을 주재하기 위해 회담이 열리는 리우 데 자네이루 시로 이동한다.
18~19일 이틀간 열리는 정상회담에는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베네수엘라 등 메르코수르 회원국과 볼리비아,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등 안데스 공동체 4개 회원국, 그리고 칠레와 가이아나, 수리남, 파나마 등 12개국 정상들이 초청됐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메르코수르 회원국간 경제력 불균형 해소, 볼리비아 가입 여부, 블록 내 무역대금 결제를 위한 자국통화 사용 등 굵직굵직한 문제들이 논의될 것으로 보여 그 어느 때보다 회담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지 언론은 특히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최근 전력, 통신, 에너지 등 자국 내 전략산업 분야에 대해 취한 국유화 확대 조치를 놓고 어떤 형식으로든 메르코수르 차원의 입장이 나올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룰라 대통령으로서는 매우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회담을 주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음달 1일 새 의회 개원에 앞서 하원의장 선출 문제도 거대 연립정부를 출범시키려는 룰라 대통령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집권당인 노동자당(PT)과 브라질 공산당(PC do B) 소속 후보가 경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룰라 대통령은 하원의장 선출을 둘러싸고 범여권이 분열되는 모습을 보일 경우 연정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2005년 하원의장 선출 당시에도 노동자당에서 복수 후보가 나서는 바람에 소수당인 진보당(PP) 후보가 어부지리로 당선되면서 룰라 정부 최대의 실패 중 하나로 기록된 바 있다.
룰라 대통령은 또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지만 현재로서는 두 후보가 전혀 물서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막판까지 난감한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달 말까지 마쳐야 하는 내각 인선도 만만치 않은 과제가 되고 있다. 연정에 참여하는 정당이 11개까지 늘어난 현재 각 정당이 34개 각료직 가운데 한자리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을 벌이고 있어 이를 최대한 원만하게 조율해야 할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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