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장하준교수 책 보고 反美논리 만들어”
2007.01.17 (수) 18:36
反美성향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
중남미의 반미 성향 좌파 지도자인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신임 대통령(사진)이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의 영향을 받아 자신의 학문적 논리를 정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레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노무현 대통령 특사 문재인 정무특보를 만나 “내가 미국 일리노이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을 때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장하준 교수의 지도를 받았다”며 “장 교수의 저서 ‘사다리 걷어차기(Kicking away the ladder)’에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동석한 김경석 에콰도르대사가 전했다.
이 책은 영국과 미국 등이 강력한 보호무역 정책으로 부를 이룬 뒤 개도국들이 따라 오르지 못하도록 사다리를 치워버리는 선진국의 위선적인 세계화를 역사적 시각에서 분석한 것이다. 코레아 대통령은 이 책을 통해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논리를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 업무 개시 첫날 가장 먼저 한국특사를 맞이한 코레아 대통령은 이어 “장 교수가 매우 근면했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일리노이대 재학 시절 한국 학생들을 많이 알게 돼 가깝게 지냈고, 이를 통해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경제학자로서 한국의 발전은 하나의 귀감이 된다”며 “에콰도르는 한국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레아 대통령은 “에콰도르 근로자들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40시간인데, 한국 근로자들은 주당 56시간을 일한다”며 “한국 경제 발전의 원동력은 우수한 인적 자원과 근로자들의 근면성에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코레아 대통령은 또한 최근 한국과의 무역 불균형 문제를 지적하면서 문 특사에게 관심을 가져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해 한국의 에콰도르 수출 총액은 3억8000만달러였지만 수입은 1200만달러에 불과했다.
키토=한용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