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대통령 "쿠바.베네수엘라와 길 달라"
2010.04.11 05:49
중도우파 성향의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이 쿠바 및 베네수엘라에 대한 거부감을 분명하게 드러냈다고 브라질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가 10일 보도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전날 이 신문과의 회견을 통해 "쿠바와 베네수엘라가 가고 있는 길이 바람직스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그들과 우리 사이에는 매우 중요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그러나 "어느 국가나 자신의 길을 선택할 권리는 있는 것"이라고 말해 쿠바와 베네수엘라의 정치체제나 경제정책에 대해 직접적인 비난을 제기하지는 않았다.
피녜라 대통령은 이어 자신의 집권으로 중남미 지역에서 '우향우' 바람이 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앞세우는 체제가 우월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중남미 지역에는 베네수엘라.니카라과.볼리비아.쿠바가 추구하는 모델과 멕시코.브라질.콜롬비아.페루.칠레 등으로 대표되는 모델이 있다"면서 "법치주의, 표현의 자유 보장, 야당에 대한 존중, 정권 교체, 3권 분립 등을 기본으로 하는 진정한 민주주의와 개방되고 경쟁적인 시장경제를 지향하는 모델을 신뢰한다"고 강조했다.
피녜라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달 29일 브라질리아를 방문한 중도좌파 성향의 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대통령이 제기한 중도좌파 대세론과 비교되면서 주목을 끌었다.
무히카 대통령은 "일부 국가에서 중도우파 정권이 출범했지만 중남미 지역이 우파 사이클로 접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칠레에 중도우파 정권이 등장했으나 대외정책의 급격한 변화 조짐이 나타나지 않는 것처럼 브라질 역시 오는 10월 대통령 선거 결과로 인해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지난 8~9일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을 차례로 방문했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는 남미 지역 외교.경제의 중심축을 이루면서 이른바 '남미 ABC' 국가로 불린다.
피녜라 대통령은 아르헨티나.브라질 방문에 이어 12~13일에는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되는 핵 안보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