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독립 200주년 명암 엇갈려
2010.04.19 11:45
'분주한' 차베스 vs.'우울한' 야당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이끄는 베네수엘라가 19일로 독립선언 200주년을 맞았다.
스페인 치하의 베네수엘라가 처음으로 독립을 선언한 지 200년이 되는 이날 차베스 대통령은 주변국 지도자들과 정상회담을 갖는 등 바쁜 행보를 보이는 반면 반(反)차베스 진영은 나라 현실이 축하할 만한 형편이 아니라며 우울한 모습이다.
차베스 대통령은 독립선언일을 하루 앞둔 18일 서한을 통해 자신의 11년 통치가 수십년간의 자본주의 통치를 끝내고 진정한 독립을 쟁취한 시간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사회주의가 아니면 죽음을!"이라는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말을 인용하면서 사회주의 체제 강화를 다짐하기도 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19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의장과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등 좌파 국가 지도자들을 초청, 볼리바르동맹(ALBA) 정상회담을 열어 자신의 위상을 국내외에 과시할 예정이다.
최근 베네수엘라를 방문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와 알렉산더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축전을 보내왔다.
18일부터는 거리 축제 등 기념행사가 전국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야당 등 반대 진영에서는 차베스가 이번 기념행사를 자신의 정부에 대한 지지의 장으로 활용하려 한다며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특히 오는 9월 의회 선거를 앞두고 있어 양측 간 신경전도 치열하다.
야당 '정의 제1당'의 지도자인 훌리오 보르헤스는 18일 카라카스 광장에서 별도의 기념행사를 갖고, 차베스 대통령이 "외세"인 카스트로 형제들에게 굴복했다고 비판하면서 "200년 전 자유의 투사들이 싸운 것은 독재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쿠바인 수천명은 차베스 정부에 협력, 빈민촌의 의료지원 및 스포츠 센터에 배치됐을뿐만 아니라 보안기관 및 에너지 프로젝트와 같은 주요 분야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수도 카라카스의 제과점에 있던 연금수령자 에디트 발렌시아는 "차베스가 지지를 잃어가고 있고, 밀려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완전히 난센스"라며 "모든 게 완벽하지는 않았고 차베스가 실수를 한 것도 인정하지만 나는 변함없이 그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라카스 로이터=연합뉴스) cool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