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행정수도 브라질리아 건설 50주년
2010.04.20 13:26
브라질의 행정수도인 브라질리아가 21일(현지시간)로 건설 50주년을 맞는다.
브라질리아에서는 이날 클래식 음악회와 무용제, 유명 대중가수의 공연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브라질리아 탄생 50주년을 기념하는 액면가 5헤알(약 2.85달러)짜리 주화 5천개를 발행한다. 기념주화의 구입 가격은 108헤알(약 61.5달러)이다.
브라질리아 건설을 주도한 사람은 브라질의 산업화를 이끈 주셀리노 쿠비셰키 전 대통령(1956~1961년 집권).
그는 1958년 스웨덴 월드컵 축구대회 우승으로 브라질이 온통 축제 분위기에 젖은 상황을 이용, 브라질리아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포르투갈 식민시대 이후 형성된 해안 중심의 경제를 벗어나 중부 내륙지역을 개발해 국토의 균형발전을 도모하고 국민통합을 이루겠다는 취지였다.
브라질리아를 설계한 사람은 도시설계 전문가 루시오 코스타와 브라질의 세계적인 건축거장 오스카르 니마이어였다.
가장 현대적이고 이상적인 도시를 만든다는 목표 아래 이들은 브라질리아를 항공기 형상으로 설계했다. 조종석 부분에 입법.사법.행정기관을 배치했으며, 양 날개 부분에는 상가, 금융기관, 호텔, 교육시설, 주거지를 분산 입주시켰다. 자동차 흐름을 극대화하기 위해 보행도로와 신호등은 최소한도로 줄였다.
쿠비셰키 전 대통령의 강력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브라질리아는 41개월만에 완성됐고, 수도는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브라질리아로 옮겨졌다.
그러나 쿠비셰키 전 대통령이 브라질리아 건설을 추진하면서 무리하게 외국자본을 끌어들이고 통화 발행을 늘린 결과 고인플레 현상이 나타나면서 브라질 경제에 엄청난 부담을 안겼다.
브라질리아 건설에 맞춰 아파트 건설 지역의 땅값이 치솟으면서 부동산 투기붐이 이는가 하면 지나치게 복잡한 도로 설계로 인해 교통사고 다발지역이라는 오명도 뒤따랐다. 브라질리아에서 일자리를 찾으려는 저소득층이 도시 주변으로 몰려들면서 위성도시에서는 난개발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기도 했다.
또 자족 기능 부족으로 상당수 공무원이 여전히 동부 해안의 리우와 상파울루에 거주하는 불편이 발생하고 있으며, 주말에는 도시 공동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브라질리아는 그러나 1987년 유네스코에 의해 인류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시대를 앞선 초현실적 도시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으며, 현재는 브라질 내에서 1인당 소득 수준이 가장 높은 도시로 떠올랐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