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민영화 확대되나
2010.06.02 04:39
서비스업 소유권 개방 이어 농민-공급자 직접 거래 허가
정부가 국가 경제 전면을 통제하고 있는 쿠바에서 일부 분야에 민영화 허용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마리노 무리요 쿠바 경제장관은 농산물 거래에서 자율을 요구하는 농민들의 목소리가 이어지자 국가에 속하지 않은 사영(私營) 농민이 공급자와 직접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고 미국 CNN방송 인터넷판이 1일 보도했다.
쿠바 정부는 두달 전에도 일부 국영 이발소와 미용실의 소유권을 종업원들에게 넘기는 조치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서비스업에 대한 통제완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마누엘 마레로 관광 장관이 새 호텔 건립 등 관광 부문의 문호를 개방하겠다고 밝힌 뒤 나온 것이다.
쿠바 전문가인 미국 워싱턴 렉싱턴 연구소의 필 피터즈는 일련의 조치에 대해 농민들로부터 먹을거리를 구입해 분배하는 정부의 거대 관료주의를 분산시키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성격은 다르지만 중국과 쿠바 정부가 올해 아바나에 초호화 호텔을 짓기로 한 것도 외부투자에 문을 열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정부의 무능력을 질타하는 국민여론이 자리잡고 있다.
농업 분야에서 사영 농민은 국유 농지의 40%를 경작하고 있지만, 전체 식량 생산의 70% 가량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씨앗 구입에서부터 다 익은 곡식의 수매까지 모두 정부를 통해야 하지만 더디기만한 관료주의는 농민들의 불만 요인이 되고 있다.
물론 일련의 조치를 시장자유화로 해석하기에는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권력이 피델 카스트로에서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로 넘어온 이후 지속적으로 쌓여온 재정난을 타개하고, 떨어진 생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정부가 일부 민영화 조치를 단행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 edd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