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베스 "코카콜라 `물 사용' 재검토"
2010.06.07 16:04
펩시까지 거명하며 '물 사유화' 지적
사기업 2곳, 은행 사업체 80개도 몰수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6일 민간기업 2곳을 추가로 국유화하는 법령을 승인하면서 코카콜라.펩시와 같은 초국가적 기업들의 `물(water)' 사용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까지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차베스 대통령은 주례 텔레비전.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알루미늄 캔 등을 생산하는 알렌투이와 식품산업용 컨테이너를 제작하는 엔바세스 인터내셔널 등 2개 기업의 `강제 인수'에 관한 법령에 찬성했다고 말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어 "초국가적 기업들이 물을 사유화해오고 있다"면서 코카콜라와 펩시를 구체적으로 지목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물은 국민의 소유이며 사회적 재산"이라고 전제한 뒤 "그 문제(물 사유화)는 빨리 재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차베스는 또 은행가들이 소유한 80여개 사업체의 경영을 국가가 인수하는 법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들 은행가는 지난해 부정대출 등의 불법거래 혐의로 은행 폐쇄조치까지 내려졌던 사건에 연루돼 있다.
그는 민간 대형 슈퍼마켓 체인인 카다도 이번 주 안에 국영 시장체제로 흡수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네수엘라 당국은 가격통제와 매점매석 근절을 위해 식품 유통업체들을 단속하고 있다.
차베스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민간기업 수장들의 비난으로부터 정부를 옹호하는 가운데 나왔다. 사기업 대표들은 사회주의적 정책으로 침체에 빠진 경제가 더 피폐해지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차베스는 베네수엘라를 사회주의 경제체제로 바꾸기 위해 지난 몇 년간 시멘트에서 텔레커뮤니케이션(원거리통신)에 이르기까지 여러 부문의 사기업들을 국유화했다.
차베스는 6시간 이상 진행된 이 프로그램에서 사회주의정책 비판자들을 줄곧 `부르주아(자본가 계급)'라고 매도했다.
(카라카스 AP=연합뉴스) coo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