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고위관리 금주 잇단 브라질 방문
[연합뉴스 2007-02-06 01:27:23]
에탄올 등 대체에너지 협력 방안 모색
룰라 활용 차베스 효과 희석 시도 전망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이번 주 중 미국 국무부의 고위관리들이 잇따라 브라질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향후 미국의 대(對) 중남미 정책 변화 가능성과 관련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5일 보도했다.
이번 주 안에 미국 국무부의 니컬러스 번스 차관과 토머스 샤논 중남미 담당 차관보를 각각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이 두 차례로 나뉘어 브라질을 방문할 예정이다.
미국 대표단은 조지 부시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국정연설에서 2017년까지 향후 10년간 휘발유 소비를 20% 감축하고 에탄올 등 대체에너지 공급을 늘리겠다고 한 것과 관련, 브라질과 에탄올 및 바이오 에너지 분야의 협력 확대를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올 상반기로 예정된 부시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과의 워싱턴 정상회담 의제를 사전 조율하는 의미도 갖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현지 언론은 그러나 미국 대표단이 브라질을 방문하는 실질적인 목적이 룰라 대통령을 활용해 중남미 지역에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영향력을 억제하려는 의도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결국 9ㆍ11 이후 미국 외교의 초점이 중동 지역에 집중되면서 안마당으로 여겼던 중남미 지역에서의 미국의 영향력 상실을 회복하겠다는 부시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라는 게 브라질 내 외교 전문가들의 견해다.
현지 언론은 미국 정부가 자국 내 에탄올 사용 확대를 통해 룰라 대통령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룰라 대통령을 전면에 내세워 차베스 대통령을 견제하겠다는 전략을 표면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 카렌 휴즈 미국 국무부 대외홍보차관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올해 중남미 국가들과 한층 더 많은 우호적인 대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말해 미국 정부가 중남미 지역을 중시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브라질 정부도 대체에너지를 고리로 한 미국과의 관계 강화를 반기는 분위기다.
미국은 자국 내 에탄올 사용 확대 방침에 따라 현재 갤런당 0.54달러씩 부과하고 있는 브라질산 에탄올에 대한 수입관세를 2년 후부터 폐지하고, 2010년 이후에는 미국 내 에탄올 생산업체에 지급되는 갤런당 0.51달러의 보조금도 없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브라질로서는 세계 최대의 에탄올 소비시장인 미국에 대한 수출량을 크게 늘리면서 국내 대체에너지 관련 산업의 급속한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산된다.
더불어 룰라 대통령은 미국과의 긴밀한 관계를 바탕으로 갈수록 강도를 더해가고 있는 차베스 대통령의 반미(反美) 구호를 누그러뜨리고 중남미 지역에서 주도권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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