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중미 진출에는 공생공영의 원칙을
2010.07.01 17:11
한국과 중미 8개국 정상들은 지난 6월 29일 한국기업의 중미 진출 확대를 적극 추진한다는 등의 13개항의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이 공동선언문은 파나마시티에서 열린 제3차 한•중미통합체제(SICA) 정상회의에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것을 계기로 채택된 것이다. SICA는 지난 1993년 파나마,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도미니카, 과테말라, 온두라스, 벨리즈 등 중미 8개국으로 구성된 지역경제 통합 조정 기구다. 현재 이 지역에는 280여개의 한국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한•SICA 교역규모도 지난 2006년 40억달러에서 지난해 67억달러로 급증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의에서 “원조를 받는 국가에서 원조를 주는 국가로 변모한 한국의 독특한 경험을 태평양을 넘어 SICA회원국과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한국기업이 정보기술(IT), 에너지, 광물자원, 인프라분야에서 투자를 강화하고 다양화함으로써 중미지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미 국가들은 광물과 에너지 자원은 풍부하지만 이를 개발할 인프라는 부족하다. 현재 나라마다 발전소 건설을 주축으로한 인프라 확충이 한창 진행중이다. 한국이 여기에 적극 참여하는 것은 좋지만 거기에는 철저히 지켜야할 불문률이 있다. 공생 공영의 원칙이다. 만약 한국이 이 불문률을 어기면 중국이 아프리카 대륙에서 냉대를 받는 전철을 밟을 우려가 있다. 아프리카 자원외교에 선수를 친 중국은 현지 고용 창출을 외면하는 등 지나친 자국 이익 추구로 반중(反中)기류에 부닥치고 있다.
한국이 공생 공영의 저변을 확대하려면 SICA의 일원이 되는 방법도 고려할 만 하다. 한국이 중미경제통합은행(CABEI)에 가입한다거나 SICA 옵서버 멤버로 참여하는 방법 또는 일부 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고려할수 있다. 현재 SICA 역외 옵서버국은 스페인, 독일, 대만, 이탈리아, 일본 등 5개국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한국의 개발 노하우를 배우겠다는 개도국 인사들이 줄을 이어 한국을 찾고 있다. 어느 때 어느 곳에 진출하더라도 공생 공영의 원칙과 개발 노하우 전수의 선의를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