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중남미서 선심쓰고 망신살
[경향신문 2007-02-05 18:17:12]
중남미 카리브해의 작은 섬나라 그레나다에서 중국이 망신을 당했다. 3일 그레나다 주재 중국 대사 등이 초청돼 열린 행사에서 중국 국가가 아니라 대만의 국가가 울려퍼지는 황당한 일이 일어났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행사는 중국이 4000만달러의 자금을 지원하고 500여명의 중국인 노동자들이 동원돼 그레나다 수도 세인트조지스에 재건한 ‘퀸스 파크 스타디움’ 준공식이었다. 이 건물은 2004년 허리케인으로 파괴된 ‘그레나다 스타디움’을 재건한 것이다.
키스 미첼 그레나다 총리는 “중대한 실수가 발생해 내 마음이 아프고 매우 슬프다”면서 지안훙산 중국 대사와 행사 참석자들에게 이번 사태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약속했다.
그레나다는 2005년 중국과 수교하면서 오랜 우방인 대만과 단교했다. 정부는 당시 제1 야당인 ‘국민민주회의(NDC)’가 이를 강력하게 비판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그레나다 정부는 2004~2005년 연속 허리케인으로 도시 기간 산업들이 파괴되자 재건 사업에 막대한 자금 지원을 약속한 중국과 수교했으며 오는 4월 ‘퀸스 파크 스타디움’에서 크리켓 월드컵을 열어 관광산업을 다시 부흥시킬 목적으로 중국 정부에 자금과 노동력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아시아 국가들이 유엔에서 투표권을 얻기 위해 카리브해 국가들에 경쟁적으로 투자를 해 왔으며, 중국이 특히 이들 국가를 우방으로 만들기 위해 막대한 자금 지원을 해 왔다고 설명했다.
〈김정선기자 kjs043@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