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브라질 외교.경제.자원확보 새 협력모델 타진
[연합뉴스 2007-02-08 07:50]
(브라질리아=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의 브라질 방문은 지난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의 브라질 방문과 2005년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의 방한으로 한층 긴밀해진 양국관계를 더욱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표면적으로는 대통령 특사자격으로 2기 룰라 정부 출범을 축하하고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 개최를 위한 브라질의 지지를 이끌어내자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장 장관의 발언처럼 "브라질이 한국을 확실하게 협력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은 향후 양국관계 발전 가능성을 높게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여수 세계박람회가 모토로 삼고 있는 환경보호 및 빈곤추방은 룰라 대통령이 지난 2003년 초 집권 이래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온 사항이라는 점에서 브라질의 지지를 얻어내는 데 유리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룰라 대통령은 "곧 외교채널을 통해 브라질 정부의 공식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해 지지 입장을 시사했다.
브라질 정부가 경제성장을 위한 인프라 확충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상파울루~리우 데 자네이루 간 고속철도 건설과 관련해 룰라 대통령이 즉석에서 참여 희망 분야를 묻고 한국형 철도 차량과 건설 노하우에 대해 관심을 나타낸 것도 한국 기업의 참여 가능성을 점칠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양국간에 논의되고 있는 브라질 IT 협력센터 설치 문제도 장 장관이 "IT 산업의 특성상 설치에 필요한 결정이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데 대해 룰라 대통령이 공감을 표시함으로써 진행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룰라 대통령과 장 장관이 유엔개혁, 전지구적 환경보호를 위한 공동노력, 빈곤퇴치 등 문제를 논의한 것은 양국간 협력의 폭을 한 단계 넓힐 수 있는 단초가 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
룰라 대통령은 한국이 쿄토 의정서의 당사국이라는 점을 확인하고 기후변화에 대한 선진국의 더 많은 관심을 촉구하는데 양국이 한 목소리를 낼 것을 요청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노리는 입장에서 유엔개혁 문제에 대해서도 한국 정부가 적극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장 장관이 한국이 빈곤추방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국제선 항공료에 1달러를 부과하고 있다고 소개하자 룰라 대통령이 환영의 뜻을 나타낸 것도 양국의 공감대 확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만남에서는 또 브라질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광산개발업체인 발레 도 리오 도세(CVRD)가 서울에 사무소를 설치한 사실이 화제가 되면서 자원개발을 중심으로 한 협력 증진의 필요성이 자연스럽게 강조됐다.
장 장관은 "룰라 대통령이 한국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양국의 협력에 대해서도 기대 이상의 직설화법을 사용하며 적극적인 입장을 나타냈다"면서 "이번 방문에서 양국관계가 앞으로 더욱 다양화되고 확대될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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