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멕시코, 준 FTA 지위의 효과(7.15)
관리자 | 2010-07-16 | 조회수 : 1361
[시론] 멕시코, 준 FTA 지위의 효과
2010.07.15 13:33:35
최대현 해외건설협회 멕시코 지부장
지난주 이명박 대통령은 이곳 멕시코시티에서 칼데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준FTA 지위획득’이라는 성과를 거두었다.
양국 정상이 회동하여 향후 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 36개 조항의 공동성명이 채택되었는데, 특히 우리에게 반가운 것은 FTA 체결 전이라도 한국기업이 공공 인프라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는 이 대통령의 요청을 칼데론 대통령이 수용했다는 점이다.
멕시코는 지금까지 미국, EU, 일본 등의 43개 국가와 FTA 조약을 체결하였는데 아직 한국, 베네수엘라, 중국 등의 국가와는 FTA 미체결 상태이다. 이에 따라 멕시코 정부와 석유공사(PEMEX)가 발주하는 국제입찰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공사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음에도 지금까지 PEMEX를 포함하여 멕시코 정부발주 인프라 프로젝트는 정부지침에 의해 입찰 때 FTA 체결 국가의 업체로 한정되어 그동안 우리 업체의 참여가 제한되어 왔다. 이에 대한 자구책으로 우리 업체들은 FTA 체결 국가의 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참여를 시도하였지만, 컨소시엄 내에서도 FTA 미체결 국가로서 입지제약이라는 불리한 조건을 감수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1992년 처음 멕시코에 진출한 이래 카데레이타(12억7000만 달러), 마데로(9억3000만 달러), 미나티틀란 그리고 만사니오 등의 대형 정유, LNG 프로젝트를 수주하기는 했지만, 현재까지 우리 업체의 멕시코 진출은 36억 달러로 미미한 수준이다. 더욱이 1년 전부터 멕시코 정부가 석유공사 프로젝트 및 일부 정부 발주 프로젝트에 있어서 FTA 체결 국가의 업체로만 입찰 참여를 한정함으로써 우리 업체들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입찰 시 운신의 폭이 크게 제한되어 왔다.
따라서 이번에 얻어낸 성과는 건설 부문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커 향후 우리 업체들의 멕시코 진출에 있어 청신호가 될 것이 확실하다. 무엇보다도 금번 ‘준 FTA 체결국 지위확보’로 인해 향후 입찰 참여 여부 결정이 용이해져 활발한 입찰 참여를 통한 우리 기업의 수주 가능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멕시코는 인근 베네수엘라 등과 비교할 때, 사업환경이 양호하고 참여할 프로젝트가 많은 매력적인 시장으로 평가된다. 이번 정상회담 후속조치로 한국의 멕시코 석유공사 입찰참여가 허용될 경우 우리 기업은 연간 100억~200억 달러 규모의 PEMEX 및 정부 기관 발주 프로젝트에 참여 기회가 생기고, 일정 부분의 프로젝트 수주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우리 기업의 적극적인 입찰 참여 노력이 요구된다. 해외건설협회는 멕시코 시장의 중요성을 고려하여 금년 4월 지부를 설치, 현지 네트워크 구축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다음달 초에는 멕시코 주요 발주처 인사들을 초청하는 100대 프로젝트 설명회를 개최하여 우리 업체들의 멕시코 진출을 독려할 계획이다.
우리 업체의 멕시코 시장 진출은 중동지역과 플랜트 공종에 편중된 해외건설 수주를 다변화시켜 수주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특히 멕시코의 석유 및 석유화학 부문 발주처인 PEMEX사가 내년 하반기까지 우리 업체들이 관심을 가져볼 만한 대형 정유 플랜트와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를 집중 발주할 예정이어서 우리 업체들의 관심과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아울러 멕시코 시장 진출 활성화는 그동안 참여가 많지 않았던 중남미 시장 진출을 모색케 하여 신시장 개척 효과도 기대할 만하다. 지금까지 우리 업체의 중남미 지역 수주는 전체 수주고의 2.1%인 84.4억 달러에 불과한 상황으로, 진출의 여지가 많은 편이다. 특히 2014년 월드컵을 앞둔 브라질을 비롯해 페루,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등은 정부가 인프라 개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 우리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공략할 만한 시장이다.
‘준 FTA 지위획득’을 통해 우리 정부는 우리 업체들이 멕시코 시장 진출 시 접하게 되는 애로사항을 해소시켜 주는 성과를 거뒀는데, 이는 작년 말 UAE 원전수주에 이어 무한 경쟁이 일어나고 있는 글로벌 건설시장에서 정부 역할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된 사례였다. 이로써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업계의 돌파구는 경쟁은 치열하지만, 물량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해외에서 찾아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이 대통령의 멕시코 방문에서 거둔 성과는 현지에 근무하는 우리 건설업계에 큰 힘을 실어주었으며 이와 같은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해외건설 수주 확대에 결정적인 역할이 됨을 보여준 좋은 사례였다.
건설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