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남미 좌파정권 ‘손보기’ 나섰다 (2.8)
관리자 | 2007-02-09 | 조회수 : 1136
< World focus >美, 남미 좌파정권 ‘손보기’ 나섰다
[문화일보 2007-02-08 15:05]
(::美, 남미 마약퇴치 지원금 40% 삭감::) 미국이 마침내 남미 좌파 정부들에 대해 ‘마약퇴치 관련 지원금 축소’라는 칼을 빼들었다.
에콰도르, 볼리비아 등 남미 국가들은 미국의 조치가 명백한 보 복이라고 주장하며 비난하고 나섰다. 특히 남미의 좌파국가들은 마약의 원료가 되는 코카재배 재배량을 늘리면서 미국을 자극하 는 등 미국과 남미 사이에 ‘코카 전쟁’이 전면적으로 불붙을 조짐이다.
◆ 미국의 보복과 남미의 반발 =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지난 5일 의회에 제출한 2008년 예산안에서 남미 국가들에 지원하던 마약퇴치 지원금을 40%가량 축소했다. 이같은 조치는 미국에 적 대적인 국가들에 대한 보복으로 비춰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 가 7일 보도했다. 타임스에 따르면 올해 7억2200만달러(약 6753 억원)규모의 예산은 2008년에 4억4300만달러로 38.6% 줄어들게 된 다. 지금까지 이 지원금은 에콰도르와 페루, 볼리비아 등이 대상 이었다. AP통신에 따르면 매년 220만달러 규모의 지원금을 받던 베네수엘라도 한푼도 받지 못하게 됐다.
미국은 유독 우파 정권인 콜롬비아에 대한 지원금은 줄이지 않음 으로써 보복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심어주고 있다. 미국은 올해로 만기가 되는 콜롬비아 마약퇴치 지원기금을 그대로 유지키로 하 고, 6억달러를 새로 예산안에 배정했다. 에콰도르 외교장관 마리 아 페르난다 에스피노사는 “미국과 남미는 책임감과 공정성에 따라 공동협력해야 하는 원칙이 있다”면서 “에콰도르같이 가난 한 국가도 마약퇴치를 위해 막대한 노력을 하는데, 미국이 외면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현재 남미국가중 콜롬비아가 가장 많은 코카를 재배하고 있고, 페루와 볼리비아가 각각 2, 3위의 재배 국가들이다.
◆ 좌파 정부출범후 코카전쟁 = 남미에 좌파정부들이 잇따라 출 현하면서 미국과 남미의 갈등은 예견돼왔다. 페루와 볼리비아에 서 지난해 좌파 정권이 들어선데 이어 에콰도르도 올해 좌파 대 통령이 취임했다. 특히 에콰도르의 라파엘 코레아 대통령은 취임 후 미국이 사용하던 만타공군기지의 임대를 오는 2009년에 허용 하지 않을 것이란 방침을 발표, 미국과 마찰을 빚었다. 만타기지는 콜롬비아 국경에 있으며, 미국의 대 콜롬비아 마약퇴치 활동의 거점이다. 미국은 지난해 만타기지 덕에 모두 275t의 불법 마약 거래를 차단시켰다고 AP가 전했다.
페루의 엘란 가르시아와 볼리비아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은 “코 카가 감기 등에 탁월한 토종 약품”이라며 재배를 장려하는 정책 을 펴왔다. 이 때문에 좌파정권하에서 코카재배가 오히려 늘어나 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페루는 2005년 38%, 에콰도르는 8%씩 4 년연속 재배가 증가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의 지난달 14일자 보도에 따르면 에콰도르에서도 마약재배가 늘고 있고, 특히 콜롬 비아 마약 13%가 에콰도르를 통해 유통되는 등 새로운 유통기지 로 등장하고 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미국의 마 약전쟁과 관련, “남미에서 군사사용을 정당화하고, 국민들을 침탈 하려는 미 제국주의의 변명에 불과하다”고 비난해왔다.
한편 미 연방수사국(FBI)과 멕시코,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등 중 미국가 대표들은 7일 로스앤젤레스에서 긴급 회동을 열고 마약 갱들에 대한 정보교환 등을 협의했다. 이 회의 관계자에 따르면 엘살바도르의 경우 하루 10명이 살인을 당하고 있으며, 이중 7명 이 마약 갱들의 소행이다.
천영식기자 kka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