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영부인도 대권도전?…힐러리 닮은꼴 관심
[경향신문 2007-02-11 18:27]
아르헨티나 네스토르 키르츠네르 대통령의 부인 크리스티나 키르츠네르 상원의원(오른쪽)이 9일 프랑스 파리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집권 대중운동연합 대선 후보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미국에 힐러리 클린턴이 있다면 아르헨티나엔 크리스티나 키르츠네르(54)가 있다.
네스토르 키르츠네르 현 대통령의 부인이자 상원의원인 크리스티나가 남편을 대신해 오는 10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11일 보도했다.
크리스티나는 지난 5일 1주일 일정으로 파리를 단독 방문해 주요 정치권 인사들과 회담하는 등 ‘대선 보폭’을 넓히고 있다. 그는 세골렌 루아얄 프랑스 사회당 대선 후보를 비롯해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 니콜라 사르코지 집권 대중운동연합(UMP) 대선 후보 등 유력 정치인들을 차례로 만났다. 특히 그는 대선 주자로 꼽히고 있는 데다 남편이나 동거 파트너가 정치인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 루아얄과 만나 서로 많은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헨티나 정계는 이번 프랑스 방문이 크리스티나의 외교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의 외교 파트너들과 안면을 익히는 한편, 국내적으로는 차기 대통령으로 손색 없다는 인상을 심어줄 기회라는 분석이다. 아르헨티나의 야당 성향 일간지 라 나시온은 크리스티나의 외교 경험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파리는 크리스티나의 시험대”라고 보도했다.
크리스티나는 남편이 대통령에 당선되기 훨씬 이전부터 화려한 정치 경력을 쌓아왔다. 1989년 산타크루스 파타고니아에서 지방의회 의원으로 선출되며 정계에 입문했고 95년 같은 지역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2003년 대선 캠페인을 진두지휘하며 남편의 승리에 큰 역할을 했다. 힐러리가 남편이 대통령으로 재직하던 때부터 정치적 야망을 키워왔던 것과 다른 점이다.
아직 공식적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하지 않았지만 당선 전망은 나쁘지 않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크리스티나는 지지율 37%를 기록하며 남편 네스토르 대통령(52%)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최희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