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브라질 정상회담 주요 의제와 내용>
[연합뉴스 2007-03-06 08:31:31]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오는 9일과 31일 연쇄적으로 이루어지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다루어질 의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중남미 5개국 순방 일정의 하나로 8~9일 브라질 상파울루를 방문해 9일 룰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며 룰라 대통령은 31일 워싱턴을 방문할 계획이다.
두 차례의 정상회담에서는 양국 간 현안은 물론 유엔개혁, 미주자유무역지대(FTAA) 창설, 미-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관계,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대한 견제 등 폭넓은 주제가 다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관련, 브라질 현지언론은 5일 "미국과 브라질이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세부 현안에서는 적지않은 견해차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브라질산 에탄올 수입관세 인하 = 룰라 대통령은 우선 미-브라질 전략적 협력의 대상으로 떠오른 에탄올과 관련해 미 정부가 브라질산 에탄올에 대해 부과하고 있는 갤런당 0.54달러의 수입관세 인하를 요구할 예정이다.
룰라 대통령은 "현재 미 정부가 부과하고 있는 수입관세는 터무니없는 수준"이라면서 정상회담에서 인하 또는 폐지를 강력하게 주장하겠다는 입장이다.
브라질산 에탄올의 생산비용은 ℓ당 0.2달러로 미국산의 0.3달러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수입관세 인하가 이루어질 경우 엄청난 수출증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경쟁품목 수입 규제 완화 = 농산물을 중심으로 한 80여개 브라질산 경쟁품목에 대해 미 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수입규제 조치의 완화 여부도 관심거리다.
룰라 대통령은 작년 세계무역기구(WTO)가 브라질의 손을 들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미 정부가 아직 이행하지 않고 있는 면화보조금 삭감 조치의 신속한 적용도 요구할 예정이어서 부시 대통령이 이에 대해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룰라 대통령은 특히 면화보조금 삭감 조치 미이행이 WTO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의 조속한 재개를 가로막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FTAA 협상 및 미-메르코수르 관계 = FTAA 창설 협상은 미국과 브라질이 가장 큰 견해차를 보이는 부분이다.
FTAA 협상은 브라질 정부가 지적재산권 보호 및 서비스 분야 통상ㆍ투자 문제를 협의대상에서 제외하자는 주장과 함께 메르코수르 기능 강화 우선 입장을 내세우면서 지난 2004년 이후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부시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FTAA 창설 협상의 재개를 주장할 것으로 알려져 룰라 대통령과 신경전이 예상된다.
이와 함께 FTAA 협상 중단 이후 미국이 중남미 국가들과 개별적인 자유무역협상을 벌이려는 것과 관련해서도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브라질은 미국이 최근 우루과이, 파라과이 등과 개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전제로 협상을 진행시키고 있는데 대해 "메르코수르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유엔 개혁 = 룰라 대통령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확대를 통한 유엔 개혁 문제와 미국의 이라크 침공 등에 대해서는 일정 수준에서 비난의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엔 개혁 문제와 관련해서는 "미국의 반대로 안보리 확대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며 미 정부의 입장 변화를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문제 = 중남미 지역에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영향력 확산을 억제하는 문제도 논의될 예정이다.
룰라 대통령과 브라질 정부는 "직접 개입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지만 부시 대통령과 미 정부 관리들 사이에서는 "브라질의 협력과 적극적인 역할을 통해 차베스 무력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되고 있다.
현지 언론과 국제문제 전문가들도 "부시 대통령의 브라질 방문 목적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브라질과의 연대 강화를 통해 반(反) 차베스 분위기를 유도하려는 것"이라고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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