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남미은행 창설 재무장관 회의 불참 (4.1)
관리자 | 2007-04-02 | 조회수 : 1214
<브라질, 남미은행 창설 재무장관 회의 불참>
[연합뉴스 2007-04-01 05:24:32]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 정부가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남미은행 창설 관련 6개국 재무장관 회의에 참여하지 않아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1일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기도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은 전날 남미은행 창설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6개국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회의에는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에콰도르, 아르헨티나의 재무장관과 파라과이 재무차관이 참석했으며, 차베스 대통령이 직접 회의에 참석하는 등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그러나 파라과이와 함께 옵서버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는 브라질은 정부대표조차 보내지 않았다.
현지 언론은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분위기를 해치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재무장관을 파견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회의를 주관한 베네수엘라측은 브라질의 불참에 대해 다소 섭섭한 감정을 드러내면서도 브라질이 남미은행 창설 과정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로드리고 카베사스 베네수엘라 재무장관은 회의가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남미은행은 모든 남미 국가들을 위한 은행이며, 우리는 브라질의 참여가 전략적으로 필요하다는데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카르도 파티뇨 에콰도르 재무장관도 "라파엘 코레아 대통령이 오는 4일 브라질을 방문하면 룰라 대통령에게 남미은행 창설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주문할 것"이라고 말해 남미은행의 성공적인 출범을 위해서는 브라질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올해 상반기 중 남미은행의 기금이 조성되기를 바라고 있으며, 오는 16~17일 카라카스에서 열리는 중남미 12개국 국가공동체 에너지 정상회담에서도 남미은행 창설 문제를 공식 의제로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미은행은 빠르면 내년 초부터 대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남미 최대국 브라질이 소극적인 입장을 보일 경우 남미은행 창설과 향후 운영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남미은행은 베네수엘라와 아르헨티나의 투자를 통한 70억달러의 자본금으로 출범한다는 기본계획을 세우고 있으나 브라질이 적극 가세하지 않을 경우 "미국을 배제한 남미 국가들의 은행"이라는 구상이 실현되기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브라질은 에탄올 대량생산 및 세계제품화를 위해 미국과 긴밀한 전략적 협력관계를 추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미주개발은행(IDB)를 외면하고 남미은행 창설 과정에 전면적으로 나설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이 남미은행 창설 과정에 어느 정도나 관여할지는 31일 미-브라질 정상회담과 4일 브라질-에콰도르 정상회담, 16~17일 중남미 국가공동체 정상회담, 4월 중 예정된 룰라 대통령의 파라과이 및 아르헨티나 방문 등을 통해 상당한 논의 과정을 거쳐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