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회 중남미.카리브 가톨릭 주교회의' 개막
[연합뉴스 2007-05-14 05:55]
교황 "윤리적 세계화, 중남미 민주주의ㆍ자유경제 확산 필요"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제 5회 중남미.카리브 가톨릭 주교회의가 13일 오후 4시(현지시각)부터 브라질 상파울루 주 아파레시다 교구에서 개막됐다.
이번 주교회의는 중남미 및 카리브 지역에서 162명의 주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오는 31일까지 계속되며, 종교간 화합과 빈곤 및 사회적 불평등 해소, 폭력.마약 퇴치를 위한 가톨릭의 역할 등에 관한 문제가 주로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주교회의에서는 가톨릭 교회의 변화와 개혁 문제를 놓고 가톨릭 내 보수주의적 입장과 진보적 시각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치열한 토론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날 개막식을 주관한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교회의 문제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라 신앙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다뤄져야 한다"고 말해 가톨릭의 변화와 개혁이 내부의 토론 과정을 거쳐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교황은 또 중남미 지역에서 권위주의적인 정부가 출현하고 있는데 대해 우려를 나타내면서 "중남미 국가들은 이 지역에 만연돼 있는 빈곤의 퇴치를 위해 형평성을 최대한 고려한 자유경제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황은 이와 함께 "자본주의와 마르크스주의는 신의 존재를 잊고 있었기 때문에 모두 빈곤문제를 해결하는데 실패했다"고 주장하고 "세계화는 윤리적인 면을 결코 외면하지 않으면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남미.카리브 주교회의는 1955년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 1968년 콜롬비아 메데인, 1979년 멕시코 푸에블라, 1992년 도미니카공화국 산토 도밍고에서 열린 바 있으며, 첫번째 회의를 제외하고는 모두 교황이 참석했다.
교황은 앞서 오전 10시부터는 아파레시다 교구 광장에서 20여만명이 참가한 가운데 기념미사를 집전했다. 이날 미사에는 당초 50여만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갑작스러운 추위와 치안당국의 통제가 강화되면서 참가자 규모가 크게 줄었다.
미사에서 교황은 "중남미는 복음이 처음 전해진 이래 오늘날 전 세계 가톨릭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등 놀라운 결실을 거둔 희망의 대륙"이라면서 중남미가 복음 확산에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교황은 특히 "신앙은 정치적 이념이나 사회운동이 아니다"라는 말로 브라질을 비롯한 중남미 지역에서 일정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해방신학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분명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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