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베네수엘라-쿠바 '반미무역동맹' 동참 (7.2)
관리자 | 2007-07-02 | 조회수 : 1265
이란, 베네수엘라-쿠바 '반미무역동맹' 동참
[연합뉴스 2007-07-02 09:07:56]
美 견제불구 이란-인도-파키스탄 가스관도 곧 합의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이란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려는 미국의 노력이 경제 협력을 주축으로 한 이란의 대외 영향력 확대와 연계 강화로 갈수록 힘을 잃어가고 있다.
이란은 1일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테헤란을 방문한 가운데 베네수엘라와 쿠바가 앞서 구축한 반미 자유무역 동맹에 옵서버로 참여키로 했다고 이란 대통령실이 이날 밝혔다. 차베스는 러시아와 벨로루시에 이어 지난달 30일 이란에 도착했다. 차베스가 이란을 방문하기는 집권 후 6번째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달 29일자에서 MS 스리니바산 인도 석유장관을 인용해 이란과 파키스탄 및 인도를 잇는 장장 2천600km의 가스관을 오는 2011년까지 건설하는 방안이 거의 합의 단계라고 보도했다. 모두 70억달러 가량이 투입되는 이 프로젝트는 그간 미국의 완강한 반대에 직면해왔다.
이란 대통령실 웹사이트에 따르면 차베스는 마흐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과 만나 "이란과 베네수엘라 등 독립적인 국가간 협력이 미 제국주의를 패퇴시키는데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디네자드도 이 자리에서 "전 세계 오만의 축이 흔들리고 있다"면서 "끈질김을 갖고 저항함으로써 승리를 쟁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차베스는 "이란이 다른 나라들에 좋은 모델"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베스는 또 이란의 정신적 지도자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와도 만나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두나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AP는 차베스가 지난 2005년 쿠바 지도자인 피델 카스트로와 미국에 대항하기 위한 남미자유무역지대의 틀을 지향하는 두나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음을 상기시켰다. 스페인어 약자로 ALBA인 이 협정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북중남미를 통틀어 구축하려던 범미주자유무역지대(FTAA)를 견제하기 위한 성격이다.
FTAA 구상은 그러나 중남미의 미온적인 입장으로 인해 지난 2005년 사실상 폐기됐다. 미국은 이후 대안으로 중남미 9개국과 각각 FTA를 체결했다.
차베스는 이란 방문 기간에 석유화학단지, 대단위 주택단지 건설 등 모두 20여건의 각종 계약을 이란측과 체결할 것으로 앞서 알려졌다. 차베스의 이란 방문에는 외교 외에 통신, 에너지, 산업 및 재무 등 경제 각료들이 대거 수행하고 있다.
한편 저널은 인도-파키스탄-이란 가스관 프로젝트가 내달 중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인도와 파키스탄 석유장관들 및 이란국영석유회사 책임자가 지난달 27일부터 뉴델리에서 회동해왔음을 상기시켰다.
신문은 이란이 이들 두나라에 제공할 천연가스 가격을 책정하는 문제가 난제로 남아있다면서 '3년마다 가격을 재고하자'는 테헤란측 입장이 걸림돌이라고 전했다.
프로젝트와 관련해 인도는 가스관이 파키스탄을 관통하는데 대한 우려도 제기해왔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최근 화해 노력을 보이고는 있으나 오랜 숙적 관계였다.
가스관이 완공될 경우 초기에 하루 21억2천평방피트의 이란산 천연가스가 공급될 수 있는 규모라고 저널은 전했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