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파라과이-차베스 대립 아르헨.우루과이 전전긍긍
연합뉴스
베네수엘라의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가입 문제가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브라질 및 파라과이 의회의 대립으로 무산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가 중재를 자처하는 등 갈등 해소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2004년부터 베네수엘라의 메르코수르 가입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온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가장 곤란한 입장에 처했다.
키르치네르 대통령은 최근 차베스 대통령이 브라질.파라과이 의회에 대해 "3개월 안에 베네수엘라의 가입 여부를 결정하라"는 최후통첩을 전달하고, 이에 대해 브라질.파라과이 의회는 물론 정부까지 나서서 강력한 비난을 제기하는 상황까지 전개되자 난감한 표정이다.
아르헨티나 입장에서 베네수엘라는 자국의 국채 매입을 통해 외채 부담을 덜어주고 있는 협력자다. 반면 브라질은 중남미 지역 최대의 교역 대상국이자 최근 에너지 부족사태를 맞아 전력 공급을 확대해 주는 등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이 때문에 아르헨티나는 브라질.파라과이와 차베스 대통령 간의 갈등을 풀기 위한 완충 역할을 시도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외교부의 에두아르도 시갈 중남미.메르코수르 담당 차관은 "베네수엘라가 가입하면 메르코수르에 엄청난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브라질 의회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해 양쪽 모두를 의식한 발언을 했다.
또 카를로스 알바레스 전 부통령을 카라카스로 급히 보내 차베스 대통령과 베네수엘라 정부가 더 이상 브라질 의회 및 정부와 대립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키르치네르 대통령 자신도 5일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에게 "역내 모든 국가들이 메르코수르에서 단결해야 한다"며 베네수엘라의 가입을 위한 길을 열어줄 것을 요청했다.
지난해 11월 일찌감치 베네수엘라 가입안을 통과시킨 우루과이도 입장이 애매하기는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야권으로부터 베네수엘라의 가입을 지나치게 일찍 승인했다는 비난이 제기되면서 타바레 바스케스 대통령 정부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이에 따라 우루과이 정부는 메르코수르 순번의장국이라는 점을 활용해 "베네수엘라가 메르코수르를 등지게 내버려둘 수 없다"며 브라질과 베네수엘라 관계를 적극 중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메르코수르 의회 의장인 로베르토 콘데 의원도 전날 "회원국 모든 의원들을 상대로 브라질과 베네수엘라 간에 정치적 대화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브라질 언론은 베네수엘라의 메르코수르 가입이 사실상 어려워진 것으로 간주하면서도 룰라 대통령이 "친구이자 동지 관계인 차베스 대통령과 대화할 기회를 잃어버리고 싶지 않다"고 말한 사실을 들어 막판 극적인 화해 가능성을 점쳤다.
ⓒ민중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