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정부의 경제˙사회 정책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6시간 이상 계속되면서 진압 경찰들이 최루가스와 물대포를 발사하고 곤봉을 이용, 시위대와 충돌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산티아고 경찰 당국은 충돌 과정에서 87명의 시위대를 체포했다고 말했으나 국영 TV와 현지 언론들은 경찰에 체포된 사람의 수가 300명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현지 기자들은 피를 흘리는 부상자를 다수 목격했다고 말했다. 부상자 가운데에는 미첼 바첼렛 대통령의 집권 사회당 소속 알레한드로 나바로 상원의원도 포함됐다. 나바로 의원은 경찰의 곤봉에 맞아 뒷머리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고 피를 흘리는 모습을 보였다.
펠리페 하보에 내무차관은 나바로 의원 부상에 대한 조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바로 의원은 부상 후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날 시위는 칠레 최대 노조가 칠레의 자유시장경제정책 및 사회복지 정책에 반대하기 위해 주도했다. 역시 집권 사회당 소속으로 노조 지도자이기도 한 아르투로 마르티네즈는 바첼렛 정부의 정책이 크게 잘못돼 있다고 비난했다.
중도좌파 성향의 바첼렛 정부는 미국 등 외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을 포함한 자유시장경제 모델을 채택하고 있는데 시위대는 연금 인상 및 교육 여건 개선, 의료 및 주택 서비스 개선 등을 요구했다.
한편 바첼렛 대통령은 집권당 소속 의원 일부가 시위에 가담한데 대해 당혹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는 지난 27일 자신의 사회정의 정책이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었다.
유세진기자 dbtpwl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