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 AP=연합뉴스) 전세계적으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문화 아이콘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쿠바혁명 영웅 체 게바라(1928~1967)의 머리카락 숱과 그의 사후 지문 등이 조만간에 미국 경매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쿠바 출신으로 미국 중앙정보부(CIA) 요원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 구스타보 비욜도(71)는 지난 1967년 게바라의 시체를 매장하기 전에 자신이 개인적으로 게바라의 머리카락 숱 등을 확보하고 그후 40년 동안 보관해 왔다고 밝히고 게바라 머리카락 숱을 경매하겠다고 밝혔다.
비욜도는 미국 정부가 비밀해제한 문서 등에 따르면 게바라를 볼리비아에서 체포하는 작전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미국 정부의 사주를 받은 쿠바 망명자들이 감행한 쿠바 피그만 침공에도 관여했다는 비욜도는 "이제 과거를 뒤로 하고 이 물건들을 다른 사람의 손에 넘겨줘야 할 시기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댈러스에 본부를 두고 있는 헤리티지 경매사는 비욜도로 부터 의뢰를 받아 물품들을 대상으로 오는 10월25~26일 경매를 실시할 예정으로 있다.
머리카락 숱과 함께 볼리비아에서 게바라의 행적을 추적하는 데 사용됐던 지도, 게바라의 시체사진, 게바라와 반군들 사이에 오갔던 통신을 감청한 내용, 게바라를 매장하기 전에 채취한 지문 등이 경매에 나올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헤리티지 경매사의 미주전문가 톰 슬레이터는 이제까지 게바라의 유품 경매가 없었던 만큼 낙찰가격이 어느 선에서 형성될 지 전혀 예상할 수 없다면서도 게바라가 이제 전세계적으로 문화적 아이콘이 된 만큼 "관심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자신했다.
쿠바 정부는 지난 1995년 쿠바의 인류학자들이 게바라의 무덤에서 유골을 회수하여 쿠바에 재매장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DNA 조사를 통해 재매장한 유해가 게바라의 것인지는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반(反) 쿠바 정부 인사들은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절치한 친구로 꼽히는 게바라의 유해가 여전히 볼리비아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r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