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 일변도 탈피..한국 등 아시아 시장 공략 강화
FEALAC 계기.."2008년은 아시아의 해"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이 내년부터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과 통상.투자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할 뜻을 강력하게 시사했다고 현지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가 3일 보도했다.
브라질은 지난 2003년 초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 정부 출범 이후 2004~2005년 사이 아시아권과의 협력 확대를 추진했으나 미국 및 유럽 우선 원칙에 따라 그동안 소강상태에 빠졌었다.
그러나 지난달 22~23일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제3회 동아시아-중남미 협력포럼'(FEALAC)을 계기로 아시아권과의 관계를 중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브라질 외교부가 아시아 지역에 대한 적극적인 공략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와 브라질이 공동의장국을 맡고 33개국에서 외무장관과 정부 대표단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올해 FEALAC은 향후 두 지역의 공동발전을 모색하는 중요한 대화기구가 될 것으로 평가받았다.
셀소 아모링 브라질 외교부 장관은 "지난 3~4년간 브라질 외교정책에 있어 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가 다소 소원했었다"면서 "그러나 브라질은 앞으로 아시아권과의 직접 관계에 주력할 것이며, 이는 집권 2기를 맞은 룰라 대통령도 크게 관심을 갖고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브라질은 기술적인 면에서 열세에 놓여있는 자국 내 제조업이 피해를 입지 않는 범위 안에서 비교우위 분야를 중심으로 통상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모링 장관은 특히 "2008년은 아시아의 해"라고 강조하면서 "그동안 미국과 유럽을 통한 간접 접촉을 지양하고 앞으로는 아시아 국가들과의 직접적인 통상.투자 관계 구축에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브라질이 미국.유럽 일변도의 전통적인 대외정책을 탈피해 역동적인 경제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과 협력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다자간 협력 체제에 본격적으로 편입하려는 노력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브라질 정부의 이 같은 입장은 지난 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통상 관련 회의에서도 확인됐다. 이 회의에 참석한 브라질 통상.투자촉진기구(APEX) 알레산드로 테이셰이라 대표도 "브라질 기업들이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아시아 시장에 적극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라질 외교부는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인도,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호주, 뉴질랜드 등 7개 개별국가 및 경제협력체를 전략적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를 위해 룰라 대통령이 대규모 기업사절단을 이끌고 올해 말이나 내년 상반기 중 아시아 국가들을 순방하는 문제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은 지난해 9월 인도-브라질-남아공으로 이루어진 입사(IBSA) 공동체 정상회담 개최를 계기로 인도를 중심으로 한 시장 확대 가능성을 확인한데 이어 페루 등 태평양 연안국가들의 항구를 이용하는 아시아 진출 거점 확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내년이 일본인 이주 100주년을 맞는 해라는 점을 이용해 에탄올, 과학기술 이전, 디지털TV 등 분야에서 일본과의 통상.투자를 크게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중국과는 이미 공산품 수입 및 농산물 등 1차 산품 수출, 브라질 내 인프라 건설 투자 등을 통해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오는 2009년이 한-브라질 수교 50주년이 되는 해라는 점에서 양국간 교류 및 협력 확대를 위한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브라질과 아시아권의 교역 규모는 2000~2006년 사이 193%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교역액은 436억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 기간 중국과의 교역은 661%가 증가해 163억8천900만달러에 달했으며, 일본은 42% 증가한 77억2천300만달러, 우리나라는 151% 늘어난 50억6천800만달러를 나타냈다.
이밖에 인도가 24억1천만달러(394%), 싱가포르가 21억3천100만달러(323%), 말레이시아가 15억4천800만달러(155%), 태국이 14억6천800만달러(227%), 인도네시아가 11억3천100만달러(142%)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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