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씩 길게 뻗은 철책, 성인 키 3∼4배 높이의 철망, 그 위를 뒤덮은 가시철망….’
국경에 철책을 세워 멕시코 밀입국자들을 차단하겠다고 나선 미국의 ‘현대판 만리장성’ 계획에 가속이 붙으면서 양국 국경에 놓인 철책이 두 배로 연장됐다. 29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따르면 미 국토안보부는 캘리포니아주에서 뉴멕시코주에 이르는 접경지역에 철책 113㎞를 새로 설치하는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다. 작업이 끝나면 전체 철책 설치 구간은 233㎞로 늘어나게 된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지난해 총연장 1127㎞에 이르는 철책을 설치하는 ‘안전한 철책법’을 추진해 통과시켰다. 무려 국경의 3분의 1에 달하는 길이다. 이번에 세워진 철책은 더욱 빈틈이 없어졌다. 철책은 사막지대 등 보안이 허술한 지역에 집중 설치됐고, 목말을 타고도 넘을 수 없도록 최소 4m 이상으로 높아졌다. 높이가 낮은 기존 철책은 높은 것으로 대체됐다.
이에 대해 멕시코 정부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지난 7월 발표된 멕시코 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국경통제를 강화한 1994년 이후 4500명의 멕시코인이 밀입국 과정에서 숨졌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2007.09.30 (일) 2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