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데스 아르헨 신임 대통령 취임
[세계일보 2007-12-12 09:45:43]
아르헨티나 첫 선출직 여성 대통령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당선자가 10일 취임식을 갖고 새 정부를 출범시켰다.
남편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으로부터 대권을 물려받은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정권에 대한 높은 지지율과 남편의 외조에 힘입어 강력한 집권 기반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로이터통신은 11일 “페르난데스 대통령 부부는 아르헨티나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정치 권력을 지녀 미국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와 비견된다”고 보도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지난 10월 말 대선 1차 투표에서 45.3%의 득표율로 당선을 확정지었고, 함께 실시된 총선에서도 여당인 ‘승리를 위한 전선(FV)’이 의회와 주 정부, 시 정부를 사실상 모두 장악했다.
이 같은 정치적 기반을 바탕으로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키르치네르 전 정권의 중도 좌파 정책 기조를 대부분 승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좌파 성향의 다른 남미 국가들과는 달리 미국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성장 위주 경제정책을 이어나가면서 빈곤 퇴치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아르헨티나가 다시 희망을 갖게 되길 바란다”며 “가난한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우리 정부는 확실한 (빈곤 퇴치) 승리 선언을 미뤄둘 것”이라고 말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또 1976∼83년 군사정권이 자행한 인권 침해를 언급하며 “(임기 동안) 최악의 대학살에 책임 있는 이들을 처벌해 30년 이상 끌어왔던 문제를 결론지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 정권이 남긴 높은 범죄율과 인플레이션, 에너지 공급난은 지난 5년간 연간 8% 이상의 고속 성장을 이룬 아르헨티나 경제를 위협하고 있어 페르난데스 정부가 풀어야 할 난제로 남아 있다.
2002년 40%에 달했던 연간 물가상승률은 올해 9%대로 낮아졌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20% 이상으로 반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