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가 에너지 절약의 일환으로 오는 30일부터 내년 3월말까지 ‘서머타임’을 실시할 예정이다. 여름을 맞아 고질적 문제인 에너지 부족현상이 악화될 것을 우려한 조치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21일 서머타임제 부활을 포함해 석유 및 천연가스, 전력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에너지 효율적 공급 및 절약계획’을 발표했다. 시원할 때 일찌감치 출근토록 해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겠다는 뜻이다.
아르헨티나의 서머타임 제도는 카를로스 메넴 전 대통령 시절이던 1993년 중단됐다. 2003년부터 에너지 위기론이 불거지며 서머타임 재실시 여론이 제기돼 왔지만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 정부는 위기론이 산업 부문 전반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이를 일축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는 겨울철인 지난 5월 말부터 8월 중순 사이 강추위에 따른 전력 소비량 급증과 볼리비아산 천연가스 공급 축소 등으로 사상 최악의 에너지 위기를 겪었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 기간동안 400여개 생산시설이 1주일 이상 조업을 중단했으며 5000여개 공장이 생산 차질을 빚어 산업생산성이 크게 악화됐다.
이번 발표된 계획에 따르면 공공기관 건물에서는 오후 6시 이후 컴퓨터 등 전기기기 사용을 중단해야 하며 24℃이하에서는 에어컨 작동이 금지된다. 공공기관의 모든 전구를 전력소비량이 적은 제품으로 교체하고 민간 부문에서도 전구와 가전제품을 절전형으로 교체토록 권장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