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당 대선후보 오벨라르 유력
남미의 여성 지도자 열풍이 더욱 거세질 조짐이다.
내년 4월20일 파라과이 대선을 앞두고 여성인 블랑카 오벨라르(50·사진) 전 교육장관이 집권 콜로라도당의 후보로 선출될 전망이다.
오벨라르 전 장관은 지난 16일 콜로라도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당원투표 결과 개표가 91.5% 진행된 상황에서 득표율 45.3%로 44.2%를 얻은 루이스 카스티글리오니(45) 전 부통령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오벨라르 전 장관이 내년 1월 초에 대선 후보로 최종 확정될 경우 파라과이 첫 여성 대선 후보가 된다. 콜로라도당은 지난 60년 동안 집권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집권당 중 하나이다.
니카노르 두아르테 파라과이 대통령은 여론조사에서 판세가 집권당에 불리하게 돌아가자 이를 뒤집을 만한 카드로 오벨라르 전 장관을 지목했다. 교사이자 심리학자인 오벨라르 전 장관은 2002년부터 교육장관을 맡아오다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지난 7월 초 장관직을 사임했다.
오벨라르 전 장관의 향후 행로가 그리 탄탄한 것만은 아니다. 콜로라도당의 60년 장기집권에 대한 국민의 시선이 곱지 않기 때문이다. 야권, 시민단체, 농민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페르난도 루고(56) 전 가톨릭 신부와 군부 지지를 등에 업은 전직 군장성 리노 오비에도(58)가 여론조사 1∼2위를 다퉈 정권교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벨라르 전 장관이 이런 장애물을 극복하고 대선에서 승리하게 되면 남미 대륙에는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과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에 이어 여성 대통령이 한 명 더 늘어나게 된다.
이상혁 기자 nex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