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소로스도 빌 게이츠도 투자
◆ 100달러 찍은 유가 에너지혁명 기업을 가다 / < 1 > 세계최대 바이오에탄올 생산'코산 ◆
중동의 석유나 호주의 석탄과 마찬가지로 브라질 사탕수수 농장은 고유가를 타고 국제자본의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세계적 투자자 조지 소로스는 지난해 미나스제라이스주에 있는 바이오에탄올 생산공장을 사들였고, 빌 게이츠가 대주주인 퍼시픽에탄올도 브라질 내 3개 에탄올 기업의 지분에 투자했다.
구글 창시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도 지난해 브라질을 방문해 에탄올 분야 투자를 타진했다.
KOTRA 상파울루 무역관에 따르면 브라질 바이오에탄올 분야에 투자하는 외국자본은 미국 프랑스 위주에서 최근 일본 인도 중국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다. 현재 브라질 사탕수수 농장의 12%는 외국자본 소유고, 5년 내에 이 비율이 25%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외국자본이 황무지나 다름없던 브라질 사탕수수밭에 열광하는 것은 고유가와 기후 온난화의 해법이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 농공업연맹(UNICA) 타바래스 기술이사는 "지금까지 바이오에탄올의 가격경쟁력이 주목받았다면 앞으로는 온실가스 감축효과가 부각될 것"이라며 "100% 사탕수수 기름을 주유할 경우 휘발유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80%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 정부가 휘발유에 사탕수수기름 20~25% 혼합을 의무화한 1975년부터 2000년까지 감축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억t으로 추산된다. 우리나라 5년치 감축목표(180만t)의 50배를 넘는 규모다. 온실가스를 감축한 부분에 대해선 감축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나라에 배출권 형태로 돈을 받고 팔 수 있다.
2010년 340억달러 규모로 예상되는 배출권 거래 시장에서 브라질이 전체의 4분의 1을 가져갈 것이라는 전망도 바이오에탄올을 근거로 한다.
기름값이나 배출권 거래와 같은 금전적인 메리트 외에 친환경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세르지오 토카토 농업경제연구소(IEA) 박사는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03년과 비교해 상파울루 시내 대기질이 대폭 개선되고 호흡기 질환자 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바이오에탄올 사용 외에는 달리 설명할 요인이 없다"고 말했다.
수요 증가와 외국인 투자를 바탕으로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연구 개발도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토카토 박사는 "브라질뿐만 아니라 해외 수요까지 모두 충당할 수 있을 만큼 증산하는 게 업계와 연구기관의 목표"라고 말했다.
또 브라질 업계에선 바이오에탄올을 이용해 플라스틱과 같은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기술도 개발해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대량 생산하는 석유화학제품에 비해 가격이 10~15% 비싸지만 친환경제품 수요는 충분하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매일경제 [상파울루 = 박만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