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우리 경제에 약인가 아니면 독인가? (1.8)
관리자 | 2008-01-09 | 조회수 : 1314
한-중 FTA, 우리 경제에 약인가 아니면 독인가? [신차이나 파워]
한국은 '신중' 중국은 '조기체결' 희망
저가상품 밀려올땐 관련산업엔 직격탄
농수산물 분야 주도권 반드시 쥐어야
2008-01-08 09:21:17
한국과 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더욱이 올해에는 한-중 FTA 체결을 위한 협상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전 국민적인 관심과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과 중국은 지난 2005년부터 2년에 걸쳐 한-중 FTA 민간 공동연구를 수행했으며 현재는 양국 간 산ㆍ관ㆍ학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며 올 상반기께 마무리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한-중 FTA 체결을 통해 한국은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경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되는 반면 농수산업 등 취약 분야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여기에 중국 정부는 올해 안에 우리나라와의 FTA 협상에 실질적인 진전을 기대하고 있어 취약 분야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중국은 2010년까지 우리나라와 FTA 체결을 희망하는 등 한-중 FTA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원자바오 총리는 한-중 FTA의 조기 체결을 희망한다는 중국측 입장을 공식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우리측 입장은 다소 신중하다. 중국이 개혁개방 정책을 펴고 있지만 여전히 제도적 투명성이 낮아 FTA에 의해 한국인의 보건, 안전, 환경 등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중국의 저가 공산품이 물밀듯 들어올 경우 관련 산업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중국이 FTA를 기체결한 칠레, 파키스탄 등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경제발전 정도와 산업구조는 이들 국가와 다른 점이 많아 협상 시 참고할 만한 선례가 부족한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이에 중국이 FTA 협상 중에 있는 호주와 뉴질랜드 등과의 협상 과정을 지켜보면서 신중을 기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협상 주도권을 놓고서 한국이 중국에 밀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중국에 진출한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은 한국과의 FTA 체결에 이어 한-중-일 3개국 간의 FTA 체결을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며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비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중국과 일본에 협상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과 중국 간 FTA 협상이 본궤도에 올라설 경우 우리나라가 주도권을 반드시 쥐어야할 분야는 단연 농수산물. 양국은 농수산물의 작목 및 소비 구조가 유사해 우리측 농수산업에 막대한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중국은 그동안 다른 나라와 FTA를 체결하면서 상품 분야에 대해 협상을 우선 타결한 뒤 서비스와 투자에 관한 협상을 진행해 왔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농수산업 보호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지식재산권과 반덤핑, 의료보건 등과 관련한 논의도 쟁점 사항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조미진 무역투자정책실 FTA팀 부연구위원은 "중국과의 FTA에서 지식재산권이 첨예한 이슈로 부각될 것"이라며 "우리 기업의 공신력 확보와 제품에 대한 평판 유지 및 시장 확보를 위해서는 중국에 대한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가 절대적으로 요구되므로 한-중 FTA 협상 시 주요 쟁점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전략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정지원 부연구위원은 "한국은 중국의 최대 반덤핑 규제 대상국으로서 한-중 FTA 협상에서 반덤핑 관련 사안은 매우 중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이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파키스탄, 칠레와 이미 FTA를 체결했다. 현재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아이슬란드, 페루와 협상을 진행 중이며 인도, 노르웨이와는 연구를 마치고 곧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한 한국, 코스타리카와 FTA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kimhye@newsv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