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지역 천연가스 공급난 우려
볼리비아, 인근국 수출량 감축 추진
2008-01-10 10:54
볼리비아 정부가 브라질 및 아르헨티나에 대한 천연가스 수출량 감축을 추진, 남미지역의 천연가스 공급난이 우려되고 있다고 볼리비아 ABI 통신이 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볼리비아 정부는 이르면 이달 안에 3개국 정상회의를 개최해 천연가스 수출량 감축을 내용으로 하는 협정 체결을 시도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카를로스 비예가스 볼리비아 에너지부 장관은 "볼리비아 정부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대한 천연가스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지만 생산량이 충분하지 않다"고 말해 수출량 감축이 불가피함을 시사했다.
현재 볼리비아의 하루 평균 천연가스 생산량은 4천200만㎥ 정도. 볼리비아는 이 가운데 600만㎥를 내수시장에 공급하고 브라질에 대한 수출량을 2천800만~3천100만㎥, 아르헨티나에 대한 수출량은 400만~700만㎥ 선으로 유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내수시장 공급량과 아르헨티나에 대한 수출량이 다소 늘어나는 대신 현재 하루평균 3천100만㎥인 브라질 상파울루 주(州)에 대한 수출은 줄어들게 된다.
비예가스 장관은 오는 18일부터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을 잇따라 방문해 천연가스 수출량 조정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볼리비아 정부는 지난 주 자국 내에 진출해 있는 12개 다국적 에너지 기업과 15억 달러에 달하는 신규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지난 2006년 5월 에너지 산업 국유화를 선언한 이후 처음이다.
국유화 선언 이후 브라질 국영에너지회사인 페트로브라스(Petrobras) 등이 신규투자를 중단하면서 지난해 볼리비아 에너지 산업에 대한 다국적 기업의 투자액은 3억 달러에 불과했었다.
그러나 다국적 기업의 신규투자가 생산 확대로 이어지기 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
브라질은 현재 중부 마토 그로소 주의 수요를 대기 위해 볼리비아산 천연가스 수입 확대를 요구하고 있으며, 아르헨티나는 오는 2010년까지 천연가스 수입량을 2천770만㎥로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남미대륙에서 베네수엘라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천연가스 매장량을 가진 볼리비아의 생산 확대 계획에 계속 차질이 빚어질 경우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물론 아르헨티나를 통해 볼리비아산 천연가스를 간접수입하는 칠레에도 에너지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상황이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