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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의 그늘’만 들추기 (8.2)
관리자 | 2006-08-03 |    조회수 : 1609
‘FTA의 그늘’만 들추기  

[조선일보   2006-08-02 19:04:05] 
 
멕시코 대통령선거 취재차 수도 멕시코시티와 지방을 2주 정도 돌아다녔다. 이곳 위성방송을 보니 한국에선 한·미 FTA 협상 논란이 뜨겁다. 그 와중에 한 방송사는 멕시코가 미국과 맺은 NAFTA 를 ‘타산지석’으로 삼은 프로그램을 내보냈던 모양이다.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어, 인터넷으로 봤다. 순간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다. 같은 나라를 보고서도 방송사 PD의 수첩과 기자의 수첩은 어찌 이리 다를 수 있는가.

12년 전 멕시코가 맺은 NA FTA는 이번 대선에서도 핫이슈였다. 좌파 오브라도르 후보는 ‘재협상’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때문에 NAFTA는 멕시코를 망친 주범인 양 비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내막은 좀 달랐다. NAFTA에 대한 평가는 이미 중지가 모아진 듯했다. 요컨대 ‘총론: 잘했음, 각론: 문제 있음’이다. 좌우파를 막론하고 NAFTA가 오늘날 멕시코가 처한 곤궁의 화근이라고 보는 이는 찾기 어려웠다. 오브라도르측도 NAFTA는 “잘한 일”이라고 답했다. 다만 농민층 등 피해가 큰 부문에 대해 재협상이 필요하다는 뜻이라고 했다. “재협상론에 일리가 있다”고 평한 유력 경제지 ‘엘 피난시에로’의 모이센 국제부장도 “NA FTA는 필요했다”고 말했다.

문제의 국내 방송은 도시 빈민과 노점상을 들어 NAFTA의 폐해를 부각시켰다. 하지만 중남미의 빈곤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노점상은 NAFTA 이전부터 있었다. 기왕에 멕시코의 NAFTA 이후 변화를 거론하려면 그런 ‘그늘’ 말고도 북부 티후아나·후아레스의 늘어난 공장들과 멕시코시티의 신흥 개발지역인 산타페의 눈부신 발전상도 함께 보여줬어야 했다.

국가 중대사에 대한 생산적 논의는 필요하다. 하지만 먼 나라의 일면만을 부각시켜 ‘FTA=재앙’인 것처럼 전한 것은 국가 기간방송의 계도(啓導)가 아닌 명백한 오도(誤導)였다.

(멕시코시티=전병근특파원 bkjeon@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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