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쿠바 경협 강화 합의
룰라, 카스트로 면담 성사
2008.01.16 08:38:01
쿠바를 방문중인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15일 쿠바가 유리한 조건에 브라질산 식품 및 약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금융특혜 조치를 제안하고 도로 및 병원 시설의 보수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AP와 로이터 등 외신이 아바나발로 보도했다. 브라질의 대외수출을 지원하는 금융기관 COFIG는 룰라 대통령의 아바나 방문에 맞춰 쿠바의 식품구매와 체게바라 니켈광산 확장사업에 금융지원을 해주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브라질 정부는 쿠바 정부의 도로 건설에 6억 달러의 특혜금융을 제공하는 한편 설탕산업, 바이오기술, 호텔 등의 분야에서 총 10억 달러의 금융지원 보따리를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룰라 대통령은 또 브라질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가 쿠바 인근 멕시코만 심해에서 쿠바 국영석유회사 쿠페트(Cupet)와 함께 원유시추를 하고 공동으로 원유를 생산하는 문제를 검토하기로 한다는 내용의 합의문에 서명했다.
쿠바 당국은 상당량의 원유매장이 추정되는 멕시코 만 인근 해역의 59개 블록 가운데 24개 블록에 대해 스페인, 캐나다, 인도, 말레이시아 등의 6개 회사와 시추계약을 맺어놓은 상태이다.
브라질과 쿠바 양국은 또 아바나에 윤활유 생산 공장을 건설하는 문제도 추가로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2003년 대통령에 취임한 후 2번째로 쿠바를 방문한 룰라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쿠바에 언제든지 투자해도 괜찮다. 스페인, 캐나다. 프랑스는 몇년 전부터 쿠바에 투자해 왔다"며 쿠바 투자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룰라 대통령은 귀국길에 오르기 2시간 전 병상에 있는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을 만났다고 브라질 관계자들이 밝혔다. 브라질 외교부 대변인은 룰라 대통령이 카스트로 의장을 만났다고 확인했다.
룰라 대통령은 앞서 카스트로를 '친구'라며 친근감을 표시했으나 아바나에 24시간 체류하는 동안 두 정상이 직접 만날 수 있을 지 확신할 수 없는 상태였다.
알바로 콜롬 과테말라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후 각료 4명 등을 대동하고 14일 저녁 아바나에 도착한 룰라 대통령은 라울 카스트로 대통령 권한대행과 만찬을 한 데 이어 15일 혁명궁에서 양국 사이의 경제관계를 강화하는 일련의 합의문에 서명했다.
룰라 대통령은 또 쿠바에서 의학공부를 하고 있는 600여명의 브라질 출신 유학생들을 접견하고 격려했다. 브라질 정부는 쿠바에서 취득한 의사면허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나 추가과정과 시험을 거쳐 쿠바에서 공부한 의대생들이 귀국해 개업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고 있다.
rjk@yna.co.kr
(멕시코시티=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