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경제 버팀목은 베네수엘라… 美 오랜 제재에도 고성장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의 일시적 권력이양으로 정치적 혼란 상태인 쿠바가 미국의 오랜 경제봉쇄에도 불구하고 최근 연 10% 안팎의 높은 경제성장을 하는 비결은 뭘까.
미 중앙정보국(CIA)은 지난해 쿠바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8%에 달한 것으로 집계했다. 쿠바에서 자체 발표한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11.8%였다. 1960년에 단행된 미국의 경제 봉쇄 조치가 아직도 계속되고 있고,과거 쿠바 경제에 큰 도움이 되던 구 소련의 설탕 원조가 끊겼는데도 쿠바 경제가 버틸 수 있는 것은 베네수엘라가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5일 보도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카스트로를 중남미 혁명의 선구자로 칭송하면서 막대한 양의 석유를 할인된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 또 2만여명의 쿠바 의료진을 받아들이는 한편 남미 각국의 환자를 쿠바로 보내 치료받게 함으로써 매년 쿠바 정부가 수억달러의 수입을 올릴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쿠바로부터 수입물량을 크게 늘려 쿠바 경제의 숨통을 터주고 있다.
신문은 쿠바의 권력이 라울 카스트로 국방장관에게 넘어가더라도 베네수엘라의 지원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라울 입장에서는 베네수엘라의 지원을 바탕으로 중국식 경제개방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장 수술을 받은 카스트로나 임시로 권력을 이양받은 라울 국방장관이 6일째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가운데 카를로스 라헤 국가평의회 부의장 등은 5일 “카스트로가 수술 후 만족스럽게 회복 중”이라고 밝혔다. 쿠바 관리들은 앞서 브라질의 한 신문이 카스트로가 위암을 앓고 있으며 권력에 완전히 복귀하기 어려울 수도 있음을 쿠바 정부가 브라질 정부에 밝혔다고 보도한 데 대해 부인했다.
미 CNN 방송은 쿠바의 권력 상황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고조됨에 따라 미국에 거주하는 카스트로 의장의 딸 앨리나 페르난데스를 해설위원으로 고용했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