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발판으로 6년만에 선두 탈환
한국이 지난해 칠레 자동차 시장에서 일본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연합뉴스가 20일 입수한 칠레자동차협회(ANAC)의 2007년 시장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현지에서 판매된 한국산 자동차는 6만6천729대로 일본산(5만7천322대)을 추월했다. 시장점유율은 한국산이 29.3%, 일본산은 25.2%로 집계됐다.
2006년의 경우 한국은 25.7%의 점유율로 일본(26.1%)에 이어 2위였다. 칠레 자동차 시장에서 한국이 수위에 오른 것은 2001년 이후 6년만에 처음이다.
한국 자동차의 선두 탈환은 2004년 발효된 한-칠레 FTA(자유무역협정)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 2002년 일본에 선두를 내준 이후 한때 칠레 시장 점유율이 18%대까지 추락할 정도로 고전했지만, 관세면제 혜택을 받게 된 이후 격차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는 것.
FTA 발효 이후 2006년까지 3년간 한국산 자동차의 판매 증가율은 연평균 51.8%에 달할 정도로 폭발적이었다는 설명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한국이 다른 경쟁국가들보다 앞서 칠레와 FTA를 발효시켰다는 '선점효과'도 적지 않다고 분석하고 있다.
일본도 지난해 9월 칠레와 FTA를 발효시켜 한국과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하게 됐지만 남미 최대 경제강국인 칠레 소비자 사이에서 한국 자동차에 대한 선호도는 줄지 않았다는 것.
특히 최근 한국에서 발표된 현대자동차의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가 현지 유력언론에 자세하게 소개되는 등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커지는 분위기다.
다만 최근 중국이 초저가 자동차를 앞세워 칠레 자동차시장에 뛰어드는 등 경쟁이 격화되고 있어 향후 한국 자동차는 만만치 않은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트라 산티아고 무역관 최숙영 과장은 "일본도 칠레와 FTA를 발효시켰기 때문에 이젠 한국과 일본은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하게 됐다"며 "한국 자동차의 인기가 높지만 경쟁은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티아고=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