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칠레 정권교체로 남미공동시장 강화 기대"
2014/03/12
친미(親美) 블록 '태평양동맹' 견제
브라질 정부는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의 취임으로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의 위상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11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는 중도좌파 성향인 바첼레트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브라질-칠레, 브라질-메르코수르 관계가 더 긴밀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바첼레트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칠레를 방문한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도 칠레와 협력을 확대·강화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브라질 외교부의 안토니오 시몽이스 중남미-카리브 담당 차관은 "앞으로 칠레가 남미를 위해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정부는 특히 바첼레트 대통령이 태평양동맹보다 메르코수르와의 관계를 중시할 것이라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칠레와 멕시코, 콜롬비아, 페루 등 4개국으로 이루어진 태평양동맹은 2012년 6월에 등장했다. 태평양동맹은 인력과 상품, 서비스,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과 무역, 에너지, 인프라 통합을 목표로 한다. 환태평양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바첼레트의 전임자인 보수우파 성향의 세바스티안 피녜라 전 대통령은 태평양동맹 결성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러나 바첼레트는 남미 역내 시장을 우선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바첼레트 정권 출범으로 태평양동맹의 결속력이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태평양동맹은 지난달 정상회의를 개최해 회원국 간 무역 촉진을 위해 92%에 해당하는 교역품목의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주로 농산품인 나머지 교역품목은 앞으로 17년간 관세 면제 대상에서 제외할 계획이다. 이번 합의는 4개국의 의회에서 2015년까지 인준될 것으로 보인다.
태평양동맹이 비교적 짧은 기간에 관세 철폐 등에 합의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에서 바첼레트 대통령이 앞으로 메르코수르 및 태평양동맹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 주목된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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