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새 정부 외교장관 "남미 인접국과 관계 최우선"
2014/03/13
남미공동시장·남미국가연합서 적극적 활동 시사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 정부의 외교정책이 남미 인접국들과의 관계 강화에 초점을 둘 것으로 관측된다.
에랄도 무뇨스(66) 칠레 외교장관은 12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와 회견에서 바첼레트 정부가 남미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뇨스 장관의 회견은 전날 바첼레트 대통령 정권 출범에 맞춰 이루어졌다.
무뇨스 장관은 "가장 중요한 것은 칠레가 라틴아메리카-카리브, 특히 남미를 우선한다는 것"이라면서 통상·투자 관계뿐 아니라 정치·외교, 문화, 사회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뇨스 장관의 발언은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남미국가연합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메르코수르는 브라질·아르헨티나·우루과이·파라과이·베네수엘라가 회원국이다. 남미국가연합은 남미대륙 12개국이 모두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무뇨스 장관은 중남미의 유력한 블록으로 떠오른 태평양동맹을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삼겠다는 뜻도 밝혔다.
칠레는 보수우파 성향의 세바스티안 피녜라 전 대통령 정부 때인 2012년 6월 멕시코·콜롬비아·페루와 함께 태평양동맹을 결성했다.
태평양동맹은 인력과 상품, 서비스,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과 무역, 에너지, 인프라 통합을 목표로 한다. 환태평양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태평양동맹은 지난달 열린 정상회의에서 회원국 간 무역 촉진을 위해 92%에 해당하는 교역품목의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주로 농산품인 나머지 교역품목은 앞으로 17년간 관세 면제 대상에서 제외할 계획이다.
무뇨스는 칠레의 첫 사회주의 정권인 살바도르 아옌데 정부(1970∼1973년)에서 활동하다 아우구스토 피노체트가 1973년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잡자 반독재 투쟁에 나섰다.
당시 군사정권에 쫓기던 무뇨스는 권총과 다이너마이트를 항상 몸에 지니고 다녔으며 언제든 '인간폭탄'이 될 각오를 했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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