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중앙은행장 "경제위기 사실…회복 가능"
2014/03/17
높은 인플레율, 생필품 부족, 성장둔화 인정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장이 경제위기설을 인정했다. 그러나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는 아니라고 말했다.
넬손 메렌테스 베네수엘라 중앙은행 총재는 16일(현지시간) 현지 TV 방송과 회견에서 "베네수엘라 경제가 현재 위기 상황인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 전문가들이 말하는 것처럼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메렌테스 총재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정부의 고위 정책 당국자 가운데서 비교적 개혁적인 인사로 꼽힌다.
메렌테스 총재는 인플레율 상승과 생필품 부족, 견고하지 못한 성장세 등을 인정하면서 "그러나 베네수엘라는 이런 상황을 벗어날 수 있으며, 정부가 위기 탈출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내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부터 계속되는 반정부 시위로 물류 기능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식료품 수송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으며, 이것이 가격 인상을 부채질하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중앙은행은 지난 14일 발표한 자료에서 2월까지 12개월 인플레율이 57.3%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월별 인플레율은 다소 진정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1월 인플레율은 3.3%였으나 2월에는 2.4%로 낮아졌다.
11년째 외환시장 통제 방침을 유지하는 중앙은행은 수일 안에 암시장의 달러화 가치 폭등을 규제하는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암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베네수엘라 볼리바르화 환율은 달러당 85 볼리바르에서 72∼75 볼리바르 수준으로 내려갔다.
암시장의 달러화 환율은 중앙은행이 발표하는 공식환율보다 10배 정도 높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4% 수준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성장률이 1.5% 안팎에 그치고 인플레율은 70%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계속된 시위로 지금까지 최소한 28명이 사망하고 400여 명이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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