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스페인 "EU-메르코수르 FTA 협상 가속"
2014/03/19
호세프 대통령, 8월 이전 FTA 체결 추진
브라질과 스페인 정부가 유럽연합(EU)-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자유무역협상을 서두르기로 했다.
18일(현지시간) EFE 통신 등에 따르면 스페인을 방문 중인 루이스 알베르토 피게이레도 브라질 외교장관은 이날 호세 마누엘 가르시아 마르가요 스페인 외교장관을 만나 자유무역협상 가속화를 약속했다.
EU와 메르코수르는 1995년에 협상을 시작했으며 1999년부터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전제로 협상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시장개방을 둘러싼 양측의 주장이 맞서면서 2004년 10월 이후 협상이 중단됐다.
브라질은 "15년째 답보 상태인 협상을 더는 늦출 수 없다"며 EU-메르코수르 FTA 체결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오는 8월 이전에 FTA 협정문 서명을 시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호세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제7차 EU-브라질 정상회의에서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과 헤르만 반 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만난 자리에서도 EU-메르코수르 FTA 체결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메르코수르의 다른 회원국들은 시장 개방의 폭과 방식에 대해 견해차를 드러내고 있어 협상 진전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통화가치 폭락 등으로 위기를 겪는 아르헨티나는 시장개방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외화보유액 감소를 막으려고 수입장벽을 높이고 있어 EU산 제품에 대한 수입관세 인하 또는 폐지를 즉각 받아들이기 어려운 형편이다.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몸살을 앓는 베네수엘라 역시 위기에 직면했다. 정부의 지시로 현재 100억 달러 정도의 수입대금 결제가 밀려 있는 상황이다. 브라질에만 15억 달러의 결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제조업 기반이 거의 없는 파라과이는 중국산 수입제품을 자국산으로 둔갑시켜 브라질로 수출하고 있으며, 브라질 재계는 이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브라질 재계는 EU 외에 미국과의 FTA 협상 추진도 촉구하고 있다.
브라질은 지금까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집트 3개국과만 FTA를 체결했다. 이 가운데 협정이 발효된 것은 이스라엘뿐이다.
브라질이 FTA 분야에서 크게 뒤진 것은 메르코수르가 회원국의 개별 자유무역협상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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