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동조 베네수엘라 시장 징역 1년형
2014/03/27
야당 지도자 잇단 사법처리
베네수엘라 법원이 반정부 시위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이유로 체포돼 법정에 선 지방도시의 시장에게 징역 1년 형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산크리스토발시(市) 다니엘 세바요스 시장에게 이러한 판결을 내렸다고 현지 일간 엘 우니베르살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법원은 반정부 시위대가 설치한 바리케이드를 제거하라는 정부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야당 소속인 세바요스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의 주장을 지지하는 뜻을 공개적으로 표명해왔다.
콜롬비아 접경 산악지대에 있는 산크리스토발은 마두로 정부에 거세게 저항하는 지역이다.
대학생들과 야권을 위주로 베네수엘라의 치안 불안과 경제난 등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두 달간 이어지는 가운에 최근 몇 주간 정부는 야권의 정치 지도자들에 대해 잇따라 법의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사법당국은 지난 21일 세바요스와 함께 산디에고시의 엔소 스카라노 시장도 시위를 선동한 혐의로 체포했다.
지난달 18일에는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수배됐던 야당 지도자 레오폴도 로페스 의원이 방위군에 자수한 뒤 군교도소에 수용됐다.
대표적인 반정부 야당 의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의원은 미국 워싱턴의 미주기구(OAS) 회의에 참석해 정부의 실정을 비난함으로써 위헌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의원직과 면책특권을 24일 박탈당했다.
페루에서 머물다가 이날 귀국할 예정인 마차도는 귀국 즉시 체포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분석가들은 사망한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에 비해 카리스마가 떨어지는 마두로가 대통령의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마두로 정부가 야당 지도자들을 전격적으로 체포하는 것은 과거 부정을 캐내 망명을 유도하거나 반정부 인사와 기관단체를 '서서히 길들이는' 등 비교적 온건한 정책과는 대조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만큼 마두로 정권에 위기의식이 팽배한 것이 아니냐는 중남미 전문가들의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리서치 기업인 IHS의 중남미 분석가 디에고 모야-오캄포스는 "마두로 대통령이 야당과 대치하면 할수록 민주주의로부터 점점 멀어지게 될 것"이라고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전망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동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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