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대통령 "새로운 칠레 건설"…개혁에 속도
2014/04/02
교육 이어 조세 제도 손질…개헌에도 나설 듯
중도좌파 성향의 미첼 바첼레트(62·여) 칠레 대통령이 집권 초반부터 개혁작업을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1일(현지시간) 칠레 언론에 따르면 바첼레트 대통령은 전날 법인세를 인상하고 개인 소득세를 낮추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세법 개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이는 조세 형평성과 교육 예산 확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법인세 인상으로 마련된 재원을 무상교육을 위한 예산으로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칠레 정부는 보수우파 성향의 세바스티안 피녜라 전 대통령 정부에서 추진한 교육법 개정안을 지난달 24일 철회했다.
알바로 엘리살데 정부 대변인은 "피녜라 전 대통령 정부의 교육법 개정안은 바첼레트 대통령의 교육 개혁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교육 개혁은 피녜라 전 대통령 정부 출범 직후인 2010년부터 사회적으로 쟁점이 됐다.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사독재정권 시절(1973∼1990년) 도입된 현행 교육제도는 공립학교 몰락과 빈부 격차 확대를 가져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학생들은 무상교육 확대와 교육 불평등 완화 등을 요구하면서 2011년부터 시위를 계속했다.
바첼레트 대통령은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새로운 교육개혁 법안을 마련해 의회에 제출하겠다고 약속했다.
칠레 국민은 바첼레트 대통령에게 강력한 개혁을 주문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수도 산티아고에서는 개혁과 개헌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당시 시위에는 40여 개 시민·사회단체와 학생 등 10만 명이 참가했다. 시위는 지난달 바첼레트 대통령 정부 출범 이후 처음 벌어진 것이다.
바첼레트 대통령은 개헌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의 헌법은 피노체트 군사정권 시절인 1980년에 국민투표로 제정됐다. 지난 2005년 비민주적 조항에 대한 부분 개헌이 시도됐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바첼레트는 지난 2006∼2010년 한 차례 대통령을 역임했다. 칠레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었다.
지난해 말 대선에서 또다시 중도좌파 후보로 나선 바첼레트는 결선투표에서 보수우파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바첼레트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취임식에서 집권 경험을 살려 사회적 불평등 완화를 통해 '새로운 칠레 건설'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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